‘긴장모드’는 유지…유로존 악재 즐비하기 때문
기획재정부와 금융당국은 18일 그리스 2차 총선에서 긴축정책을 옹호한 신민당의 승리로 나타나자 최악의 순간은 넘겼다는 평가를 했다.그러나 그리스 연립정부 구성과 관련한 불씨와 스페인, 이탈리아 재정난 등을 고려하면 안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긴장의 고삐는 여전히 늦추지 않고 있다.
신제윤 기재부 제1차관은 “그리스 총선 이후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국제금융시장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유럽 재정위기를 둘러싼 최악의 상황은 넘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이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기로 했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단기적으로 안정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스페인 등 유로존을 둘러싼 굵직한 이벤트들이 아직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른 기재부 간부들도 총선 이후 유로화가 상승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이나 유로지역 불씨는 곳곳에 남아 있어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연정구성의 성공 여부, 구제금융에 대한 연정의 견해 등을 앞으로 확인해야 할 주요 변수로 꼽았다.
기재부 국제금융라인은 그리스 총선과 관련해 적기시행조치를 취하고자 17일 오전부터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이번 총선 결과를 일단 환영하면서도 경계론을 제시했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시리자(급진좌파연합)가 승리하면서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고 설명했다.
신민당 승리로 그리스가 긴축을 포기하지 않고 연정을 구성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져 금융시장에 안도감이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도 했다.
다만, 신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지만, 과반을 얻지 못해 연정을 구성해야 하는 것은 새로운 불씨라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뱅크런 조짐이 나타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국장은 “그리스 총선이 끝났지만 그리스 정치상황, 스페인ㆍ이탈리아 금융시장 등의 불확실성을 지켜보기 위해 위기 비상대응체제는 이어간다”고 전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18일 오전 7시 30분부터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비상금융상황대응팀 회의를 열었다.
금감원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리스크가 해소돼 국내 금융시장에서 호재가 됐다고 반기면서도 경계의 끈은 계속 계속 조이고 있다.
김철웅 금감원 금융시장분석팀장은 “그리스 선거 이후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 금융시장에도 단기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대외 변수 때문에 약세를 보인 코스피가 불확실성 해소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다만, 그리스 위기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므로 주가가 급등하면 단기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계했다.
김 팀장은 “독일 등이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에 반대하지만, 긴축이행 시한은 2년 정도 연장할 수 있다는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불씨가 여전히 남은 만큼 그리스 관련 모니터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