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LG’ 드라이브 거는 구본무 회장

‘기술의 LG’ 드라이브 거는 구본무 회장

입력 2011-03-16 00:00
수정 2011-03-1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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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임원회의나 현장방문 때마다 R&D 강조인력 대폭 확충..투자도 8년 새 3배로 늘려

“단기간에 사업화할 수 있는 연구·개발(R&D)과 5년, 10년 뒤를 내다보고 핵심·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장기 R&D를 병행해야 한다.”

구본무 LG 회장이 16일 서울 서초동 LG전자 R&D캠퍼스에서 열린 ‘2011년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 참석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3가지 R&D 전략으로 ▲장단기 R&D에 과감한 투자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미래 관점의 R&D 성과 보상을 제시하며 한 말이다.

구 회장은 신년사를 시작으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 신임 임원 만찬, LG화학·LG전자·LG디스플레이 사업장 방문, 임원 세미나 등 올해 들어 공식 석상마다 빼놓지 않고 R&D를 강조하고 있다.

’기술의 LG(테크놀로지 컴퍼니 LG)’를 위한 드라이브를 거는 것.

1월 신년사를 통해 “미래 핵심·원천기술 확보 위한 R&D 투자는 위축시키지 말고 확대해야 한다”고 밝힌 데 이어 열흘 후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도 “시장 선도를 위한 시도 중에 발생한 가치 있는 실패는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달 말 신임 임원과의 만찬 자리에서는 “자금뿐 아니라 R&D 지원을 통해 협력회사가 근본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고, 2월 초 신임 전무와의 저녁 자리에서도 “과거 30년 변한 것보다 요즘 5년, 10년 사이에 변하는 게 훨씬 빠르다. R&D 투자로 여기까지 왔으니 앞으로 더욱 늘려야 한다”고 했다.

2월 중순에는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공장과 구미 LG전자 태양전지 공장, LG디스플레이의 태블릿PC용 LCD 모듈 공장 등 LG 사업장을 찾아 “미래성장사업의 성패는 R&D에서 판가름날 것”이라며 “우수한 R&D 인력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일에 최고경영진이 직접 나서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1995년 취임 이후 매년 열리는 연구개발 성과보고회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16년째 참석하는 등 R&D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구 회장의 주문에 따라 LG는 우선 R&D 인력 확충에 나서 올해 채용할 9천명의 대졸 사원 중 50%가 넘는 5천명을 R&D 인력으로 채우기로 했다.

특히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은 80% 이상, LG화학은 60% 이상을 R&D 인재로 선발할 방침이다.

R&D 인력에 동기를 부여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역량과 성과가 뛰어난 연구개발 및 전문직군 부장을 임원급으로 대우하는 ‘연구·전문위원’ 제도를 확대 시행하고, 6년차 이상 연구·전문위원 가운데 심사를 거쳐 전무급 ‘수석 연구·전문위원’으로 승진시키는 제도도 체계화하기로 했다.

연구·전문위원들은 3년 단위로 성과를 검증받게 되며, 성과와 역량이 우수하면 정년까지, 또 해당 직무에 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인재라 판단되면 정년을 넘어서까지도 근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이달 초 4명의 연구원을 ‘연구위원’으로 신규 선임했으며 LG이노텍도 임원급에만 해외 출장 때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도록 했으나 올해부터 연구위원들에게도 이를 허용하고 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R&D와 생산현장 간의 빠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서울-구미, 서울-파주, 구미-파주 등 사업본부와 지역생산현장을 오가는 ‘셔틀헬기’를 운영 중이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1분1초가 소중한 것은 비단 CEO뿐 아니라, 임직원들도 마찬가지”라며 헬기 이용을 장려한다고 LG는 전했다.

LG의 R&D 투자는 지주회사 체제로 바뀐 2003년 1조6천억원에서 지난해 3조7천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4조7천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8년 만에 R&D 투자가 3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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