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실적 악화와 도산 가능성에 따른 대량 해고 조짐이 보이면서 관련 업종 종사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은 하청 중소기업의 근로자와 가족들에게도 충격을 줄 수 있어 대량 해고가 현실화되면 심각한 사회 문제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인수.합병(M&A)에 따른 실직 근로자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대량 해고와 감원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실업문제를 더욱 심각한 상태에 빠트릴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금융위기 여파로 지연된 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할 필요가 있지만, 사회 갈등을 유발하거나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없도록 구조조정의 속도와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 건설 고용불안 확산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는 경기 침체로 신규 선박 주문이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세조선, C&중공업은 워크아웃이 중단됐으며 SLS조선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은 월급과 상여금을 받지 못하는 등 큰 어려움에 봉착한 있는 곳도 많다.
대형사인 현대중공업은 최근 일감이 부족한 조선사업부 정규직 직원 700여 명을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다른 사업부로 전환배치했다. 하청업체 인력은 재계약 중단 등을 통해 작년말 이후 2천명 이상 줄인 것으로 추산된다. 임금도 일부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관계자는 “사측 얘기나 현장 상황을 종합해보면 하청 근로자 10% 가량이 실직했다”며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1월분 임금도 기본금 10%, 수당 50%가 깎이고 토요일도 무급화됐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전 사원 2천800명 중 30%를 정리해고 하려다 희망퇴직자를 중심으로 410명을 해고하는 선에서 노사간 합의를 봤다. 신입사원 수습기간도 3개월에서 12개월로 늘렸다.
한진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하청업체를 대상으로 최저입찰제를 도입한 결과, 단가 인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업체들이 폐업했고 그 결과 하청업체 직원 약 1천200명이 실직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부동산 경기 침체 때문에 대규모 도산과 실직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성원건설은 이미 8개월치 임금이 체불된 상태이며, 8일 오후로 예정된 외환은행의 신용위험 평가 결과에서 D등급을 받게 되면 직원 500여 명이 거리로 나앉게 될 처지다.
업계에서는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의 도산설이 제기되고 있으며 은행권 신용위험평가에서 B등급을 받은 수십개 업체가 자금난에 처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신용등급 BBB+급 이하 건설사는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못 하고 있으며 은행들이 건설사를 쳐다보지 않기 때문에 증권사와 캐피털, 상호저축은행에도 손을 내밀고 있는 실정”이라며 “과도한 부동산 규제 여파로 올해 경기가 작년보다 악화되고 있어 상반기 말이면 재벌사 외 전업 건설사 중에 4∼6개 업체가 도산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직 우려 대기업.중소기업 망라
실직에 대한 우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망라하고 있다.
대기업에서는 당장 금호그룹 직원들이 실직 위험에 처했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193명의 정리해고와 1천6명에 대한 아웃소싱 계획을 광주지방노동청에 신고했다.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등 다른 계열사들은 인력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그룹 전반적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감원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또 대우건설 매각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진행될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고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M&A를 앞둔 은행권도 인력 구조조정 회오리에 휩쌓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는 최근 ‘정부의 금융산업 정책진단’이라는 보고서에서 우리-국민은행 합병시 9천∼1만4천명, 우리-하나은행 합병시 5천600-8천500명의 인원 감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방은행 간의 합병으로도 250-1천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올 봄부터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중소기업에서도 대량 해고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거래 중소기업이 가장 많은 기업은행은 총여신 20억원 이상의 중소기업 800개 중 약 200개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며 회계법인 실사 결과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하면 기업 측에 요구할 예정이다.
기업은행 기업개선센터 이상진 부장은 “요즘은 기업들이 먼저 자체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하고 대출 만기연장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며 “많은 경우 40~50%까지 인력을 감축하고 있으며 해고자 수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해고사태 불가피..속도조절 해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급격한 인력 구조조정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견기업 협력업체의 줄도산과 대량 해고가 불을 보듯 뻔한 데다 해당 업종의 자금조달에 대한 위기설까지 맞물려 파장이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아져 재취업이 잘되거나 고용승계가 이뤄진다면 큰 걱정은 없지만, 많게는 수만 개에 이르는 일자리가 증발해버리는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개발연구원 강동수 금융경제연구부장은 “하반기에 상당 부분 인력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며 “레버리지(차입) 비중이 높은 건설업과 조선업이 특히 위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소기업연구원 김세종 선임연구위원은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지만 대기업을 제외하면 자금 사정이나 경영환경이 썩 좋다고 볼 수 없다”며 “중소기업은 규모가 천차만별이라 얼마나 많은 근로자가 해고 통지를 받게 될지 예측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대량 해고가 현실화하면 당장 소비 위축 같은 경제적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은 물론 정치ㆍ사회적으로도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대출 지급보증 등을 급격히 줄이거나 중단하면 피해가 대다수 근로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경기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배상근 경제연구본부장은 “당장 큰 고통이 따르겠지만, 경제 전체적인 측면에서 미룰 수 없는 사안”이라며 “다만, 강제적인 인력 구조조정보다는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은 하청 중소기업의 근로자와 가족들에게도 충격을 줄 수 있어 대량 해고가 현실화되면 심각한 사회 문제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인수.합병(M&A)에 따른 실직 근로자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대량 해고와 감원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실업문제를 더욱 심각한 상태에 빠트릴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금융위기 여파로 지연된 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할 필요가 있지만, 사회 갈등을 유발하거나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없도록 구조조정의 속도와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 건설 고용불안 확산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는 경기 침체로 신규 선박 주문이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세조선, C&중공업은 워크아웃이 중단됐으며 SLS조선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은 월급과 상여금을 받지 못하는 등 큰 어려움에 봉착한 있는 곳도 많다.
대형사인 현대중공업은 최근 일감이 부족한 조선사업부 정규직 직원 700여 명을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다른 사업부로 전환배치했다. 하청업체 인력은 재계약 중단 등을 통해 작년말 이후 2천명 이상 줄인 것으로 추산된다. 임금도 일부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관계자는 “사측 얘기나 현장 상황을 종합해보면 하청 근로자 10% 가량이 실직했다”며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1월분 임금도 기본금 10%, 수당 50%가 깎이고 토요일도 무급화됐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전 사원 2천800명 중 30%를 정리해고 하려다 희망퇴직자를 중심으로 410명을 해고하는 선에서 노사간 합의를 봤다. 신입사원 수습기간도 3개월에서 12개월로 늘렸다.
한진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하청업체를 대상으로 최저입찰제를 도입한 결과, 단가 인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업체들이 폐업했고 그 결과 하청업체 직원 약 1천200명이 실직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부동산 경기 침체 때문에 대규모 도산과 실직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성원건설은 이미 8개월치 임금이 체불된 상태이며, 8일 오후로 예정된 외환은행의 신용위험 평가 결과에서 D등급을 받게 되면 직원 500여 명이 거리로 나앉게 될 처지다.
업계에서는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의 도산설이 제기되고 있으며 은행권 신용위험평가에서 B등급을 받은 수십개 업체가 자금난에 처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신용등급 BBB+급 이하 건설사는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못 하고 있으며 은행들이 건설사를 쳐다보지 않기 때문에 증권사와 캐피털, 상호저축은행에도 손을 내밀고 있는 실정”이라며 “과도한 부동산 규제 여파로 올해 경기가 작년보다 악화되고 있어 상반기 말이면 재벌사 외 전업 건설사 중에 4∼6개 업체가 도산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직 우려 대기업.중소기업 망라
실직에 대한 우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망라하고 있다.
대기업에서는 당장 금호그룹 직원들이 실직 위험에 처했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193명의 정리해고와 1천6명에 대한 아웃소싱 계획을 광주지방노동청에 신고했다.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등 다른 계열사들은 인력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그룹 전반적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감원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또 대우건설 매각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진행될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고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M&A를 앞둔 은행권도 인력 구조조정 회오리에 휩쌓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는 최근 ‘정부의 금융산업 정책진단’이라는 보고서에서 우리-국민은행 합병시 9천∼1만4천명, 우리-하나은행 합병시 5천600-8천500명의 인원 감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방은행 간의 합병으로도 250-1천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올 봄부터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중소기업에서도 대량 해고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거래 중소기업이 가장 많은 기업은행은 총여신 20억원 이상의 중소기업 800개 중 약 200개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며 회계법인 실사 결과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하면 기업 측에 요구할 예정이다.
기업은행 기업개선센터 이상진 부장은 “요즘은 기업들이 먼저 자체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하고 대출 만기연장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며 “많은 경우 40~50%까지 인력을 감축하고 있으며 해고자 수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해고사태 불가피..속도조절 해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급격한 인력 구조조정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견기업 협력업체의 줄도산과 대량 해고가 불을 보듯 뻔한 데다 해당 업종의 자금조달에 대한 위기설까지 맞물려 파장이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아져 재취업이 잘되거나 고용승계가 이뤄진다면 큰 걱정은 없지만, 많게는 수만 개에 이르는 일자리가 증발해버리는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개발연구원 강동수 금융경제연구부장은 “하반기에 상당 부분 인력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며 “레버리지(차입) 비중이 높은 건설업과 조선업이 특히 위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소기업연구원 김세종 선임연구위원은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지만 대기업을 제외하면 자금 사정이나 경영환경이 썩 좋다고 볼 수 없다”며 “중소기업은 규모가 천차만별이라 얼마나 많은 근로자가 해고 통지를 받게 될지 예측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대량 해고가 현실화하면 당장 소비 위축 같은 경제적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은 물론 정치ㆍ사회적으로도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대출 지급보증 등을 급격히 줄이거나 중단하면 피해가 대다수 근로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경기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배상근 경제연구본부장은 “당장 큰 고통이 따르겠지만, 경제 전체적인 측면에서 미룰 수 없는 사안”이라며 “다만, 강제적인 인력 구조조정보다는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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