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건물 평가가치 계속 높아질 것”
“공정한 감정평가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합니다.”서동기 한국감정평가사협회장
공정한 감정평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정한 감정평가법인을 선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기업이 임의로 평가법인을 선정하다 보면 기업 이익에 치우치는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서 회장의 지론이다. 평가의 왜곡은 결국 그 회사와 국민의 피해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변호사나 회계사의 경우 경쟁이 치열해지면 서비스의 질이 높아질 수 있지만, 감정평가사는 경쟁이 치열해지면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면서 “추천위를 통해 과도한 수주경쟁을 막고 의뢰인 측에서도 공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협회에 내·외부 전문가 18명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9명은 감정평가사이고, 9명은 변호사·교수 등 외부인으로 구성해 최대한 공정성에 역점을 뒀다. 그 결과 서울시 산하 SH공사 등 공기업, 공사들은 협회에 평가법인 선정을 요청해왔다.
하지만 민간기업은 단 한 곳도 추천위에 관심을 갖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서 회장은 “평가 자료는 재무건전성을 따지는 재무제표나 부채비율을 따지는 기초 자료로 쓰이는데, 공정한 감정평가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이 받는다.”면서 관심을 당부했다.
현재 국가기관이나 공기업이 보상평가를 실시할 때 추천위를 통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공익사업법’ 개정안이 국토해양부 입법으로 국회에 상정돼 있다.
그는 협회장에 재선되면 협회의 숙원사업인 ‘감정평가사법’(가칭)을 제정하는 데 매진할 생각이다. 감정평가사는 전문자격인이면서도 변호사나 회계사처럼 별도의 관련 법이 없다. 서 회장은 “다른 전문자격인은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만 감정평가사는 이해관계가 첨예한 양 당사자 사이에서 공정한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감정평가 업계에서도 최대 화두는 녹색경영. 그린 가치를 평가 대상에 얼마나,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서 회장은 “녹색건물 즉 친환경적으로 건설되고 쾌적성이 풍부한 건물은 평가 가치가 훨씬 높아진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회장은 국내 부동산학 박사 1호 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 대통령선거 때 이명박 후보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선진국민연대의 후신인 선진국민정책연구원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10-02-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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