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줄줄이 CF속으로 제작비 덜들고 효과 커 인기

한국영화 줄줄이 CF속으로 제작비 덜들고 효과 커 인기

입력 2004-03-09 00:00
수정 2004-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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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가 영화속 장면을 빌린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1000만 관객’시대 답게 영화와 광고의 도킹이 줄을 잇고 있다.

‘현대카드 M’광고는 지난해 맹위를 떨친 ‘살인의 추억’과 2001년 흥행 1위인 ‘친구’의 명장면을 아예 필름 그대로 가져다 활용했다.

살인의 추억 편은 송강호 박노식 김뢰하 등이 지하 수사실에서 TV로 ‘수사반장’을 보면서 자장면을 먹고 있는 장면을 담았다.

장면을 스톱하고 송강호의 생각을 광고에 맞게 각색한 자막도 재미있다.‘다른 카드 2000만원 쓴다면 2만점 적립,만약 M을 쓴다면? 그 스무배인 40만점 적립.다른 카드의 추억은 빨리 잊자.’라고 재촉한다.

“빠라바라바라”하는 정겨운 음악에 “나는 이 노래가 좋아.”라며 입맛을 다시는 송강호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다시 볼 수 있어 반갑다.

‘친구’ 편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대사인 “니가 가라,하와이.”가 나오는 장동건과 유오성의 마지막 룸살롱 회동 장면을 빌려 왔다.“간단하게 말할 게.”,“복잡하게 말해도 된다.”라는 두 배우의 대사 뒤에 현대카드의 장점을 설명한 뒤 “그래도 안 바꾸면 친구도 아니다.”라며 본색을 드러낸다.

영화 장면을 그대로 가져 온 만큼 배우들에게는 초상권료,영화사에는 판권료를 지급했다.그러나 총제작비는 통상 국내제작비(모델료 외 1억∼2억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오뚜기 진라면은 하도 많이 패러디돼 영화속 장면인지,코미디 장면인지 헷갈리기는 하지만 ‘사랑손님과 어머니’를 되살렸다.어린 대장금으로 인기를 끌었던 조정은이 사랑손님 신성우에게 “아자씨,라면드시래요.”라며 앙증을 떠는 모습이 귀엽다.

영화 장면을 배경으로 사용한 광고도 눈에 띈다.

지난해 8월 ‘태극기 휘날리며’의 촬영현장을 배경으로 선보였던 KT의 국제전화 ‘001 블루’ 광고는 요즘 ‘태극기 휘날리며’의 흥행바람을 타고 부활했다.강제규 감독의 촬영장 지휘 장면 등을 추가했다.

지금은 방영이 안되지만 안성기가 출연한 KTF의 K머스 광고는 영화 ‘살인의 추억’의 포스터를 배경으로 촬영했다.당시 살인의 추억은 촬영중이었는데 일찌감치 이 영화의 ‘대박’을 예상한 셈이 됐다.

영화 속 배우의 이미지를 빌린 광고도 적지 않다.하나은행의 ‘내 삶의 스케줄’편은 맑고 깨끗한 이미지에 신비하기까지 했던 살인의 추억의 ‘흰손’ 박해일의 이미지를 잘 살렸다는 평이다.

빙그레의 ‘메타폰’ 광고는 5월말 개봉 예정인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의 주인공 전지현과 장혁을 내세웠다.서울우유의 ‘비요트’ 광고도 전지현-장혁 커플을 내세우고,‘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라는 문구를 사용했다.KT국제전화 001은 영화 ‘싱글즈’에서 발산됐던 장진영과 엄정화의 섹시함과 귀여움으로 승부했다.현대카드의 런칭 인쇄광고도 ‘가문의 영광’에 나왔던 정준호,김정은의 ‘이불속 장면’을 빌려 썼다.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흥행 드라마의 이미지를 빌려 온 광고가 주를 이뤘지만 한국영화의 파괴력이 점점 커지면서 영화를 활용한 광고가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2004-03-09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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