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조 감독들 카리스마 대결 눈길
’파비오 카펠로 감독’ ‘바히드 할릴호지치 알제리 감독’ ‘마르크 빌모츠 감독’ ‘홍명보 감독’한국이 속한 2014 브라질 월드컵 축구 조별예선 H조의 감독들의 성향과 스타일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체로 4명의 감독 모두 ‘카리스마’ 중심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우선 이탈리아 출신의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 그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32개국 감독 가운데 최고 연봉(약 114억원)을 받는 몸값 높은 감독답게 거침없는 언행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카펠로 감독은 지난 22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와 말싸움을 벌였다. 한 기자가 “한국과의 1차전이 끝난 뒤 러시아 선수들은 응원단에 고맙다는 표시도 없이 경기장을 떠났다”고 지적하자 카펠로는 기자의 말을 중간에 끊으며 “내가 그때 현장에 있었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화를 냈다. 카펠로 감독은 이어 “거짓말이다”, “본대로 기사를 써라”고 말하는 등 핏대를 올렸다.
그는 한국과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이름까지 알 필요가 없다”고 말해 한국 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보스니아 출신의 바히드 할릴호지치 알제리 감독도 22일 포르투알레그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설수에 오를 만한 짓을 했다. 1차전 패배를 비난하는 자국 언론을 향해 “거짓 보도”라거나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그만하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강한 성격 때문에 알제리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1차전 기자회견 때는 “알제리에서 가장 많은 비판을 받는 사람이 바로 나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선 두 감독이 격하게 감정을 토로하는 스타일이라면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 감독은 조용한 편이다. 월드컵 본선에서 5골을 넣어 벨기에 선수 중 최다 골 기록을 가진 그는 현역 은퇴 후 벨기에 상원 의원으로 활약하는 등 정치계로 진출하며 승승장구했다. 이 때문인지 그는 말투나 몸짓이 다소 거만해 보인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22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한국과의 경기에서 움직임이 별로 없었다. 러시아가 한국을 상대로 비긴 것에 다소 놀랐다”며 한국과 러시아가 모두 기분 나빠할 얘기를 했다.
우리나라 홍명보 감독 역시 국내 축구계에서 대표적인 ‘카리스마형 지도자’로 꼽힌다. 카펠로 감독과는 이미 한 차례 ‘신경전’을 벌였다. 18일 열린 러시아와의 1차전 경기 도중 심판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카펠로 감독이 끼어들려 하자 이를 제지해 화제가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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