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이 공격진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선발 투입할지, 조규성(미트윌란)과 주민규(울산 HD) 중 어떤 선수를 내보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공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중원 조합이다. 황 감독이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애제자들을 앞세워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까.

한국 대표팀은 26일 오후 9시 30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태국과의 4차전을 펼친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되면서 3월 A매치 임시 사령탑에 오른 황 감독은 23세 이하 대표팀으로 복귀하기 전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노린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3차전 태국과의 홈 경기는 1-1로 비겼다.

황선홍 감독은 25일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쉽지 않겠지만 태국 스타일에 맞추지 말고 우리의 리듬으로 경기를 풀어야 승리할 수 있다”며 “큰 틀의 균형을 깨지 않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보다 우리 플레이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핵심은 공격을 전개하고 상대 역습을 차단하는 미드필더다. 황 감독은 태국과의 첫 경기에서 황인범(즈베즈다)-백승호(버밍엄 시티)로 3선을 구성했지만 경기 초반 크게 밀렸다. 전반 1분 만에 패스 실수로 위기를 자초한 백승호는 전반 8분에도 설영우(울산)에게 패스를 받다가 공을 놓쳤다. 태국은 곧바로 공격을 전개했고 수파차이 차이디드가 오른발 중거리 슛을 때렸다. 조현우(울산)의 선방이 없었다면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아찔한 장면이었다.

한국은 공격에 무게 중심을 둔 선수 기용에도 전반 19분에서야 첫 슈팅을 기록했다. 이후 이재성(마인츠)이 측면으로 빠지고 황인범이 전진하면서 기회를 만들었고 전반 42분 손흥민이 왼발로 첫 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후반 16분 동점 골을 허용했는데 당시 선수 6명이 오른쪽으로 몰려 결정적인 슈팅을 내줬다.이에 지난해 10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황 감독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한 박진섭(전북 현대), 정호연(광주FC)의 출전이 유력하다. 당시 정호연은 주장 백승호와 미드필더로 손발을 맞췄고 와일드카드 박진섭은 중앙 수비수로 나섰다. 성인 대표팀에 처음 소집된 정호연은 24일 태국 방콕 윈드밀 풋볼클럽에서 “황선홍 감독님은 공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신다. 선수들이 그 부분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승호와 박진섭도 2022년부터 2시즌 동안 전북에서 한솥밥을 먹은 만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지난달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박용우(알 아인)가 맡았던 역할을 박진섭, 정호연이 대신할 수 있다. 다만 황 감독이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시절부터 주전으로 활약한 황인범을 선발 제외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박진섭처럼 수비에 집중할 수 있는 미드필더가 필요하다. 태국의 역습이 수준급이라 현실적으로 수비를 더 잘하는 선수가 들어가야 한다”며 “황인범-백승호는 경기 지배에 초점을 맞춘 조합인데 후방 빌드업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