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골대 불운을 탓하기에는 경기 내용이 졸전에 가까웠다. 수비는 레바논의 역습에 무기력하게 뚫렸고, 공격은 날이 서지 못했다. 경기 종료 직전 김치우(서울)의 프리킥 동점골이 터지지 않았다면 고스란히 승점 3을 헌납하고 돌아올 뻔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에서 선제골을 내주는 답답한 경기를 끝에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김치우(서울)의 프리킥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사실상 패배나 다름없는 속 터지는 경기였다.
레바논 대표팀이 최근 승부조작의 여파로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유니폼을 벗은 상황에서 한국의 일방적 우세가 예상됐지만 느린 공격 템포와 허술한 조직력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 나사 빠진 조직력 ‘공수 전반에 엇박자’
최강희 감독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부상으로 빠지고 기성용(스완지시티)이 경고누적으로 빠지면서 허리진에 생긴 공백을 ‘백전노장’ 김남일(인천)과 한국영(쇼난 벨마레)에게 맡겼다. 김남일과 한국영이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경기에서 김남일과 한국영은 수비 역할에만 충실하다 보니 최전방에 나선 이동국(전북)-이근호(상주)-이청용(볼턴)에게 위협적인 볼배급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왼쪽 측면을 주로 뛰었던 김보경(카디프시티)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2선 공격을 주도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지 못했다.
무엇보다 공격진의 날카로움이 빛을 잃었다. 그나마 이청용이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면서 상대 수비수를 교란했지만 이동국과 이근호는 최전방에서 움직임이 둔했다. 허리진에서 전방에 볼을 투입하려고 해도 줄 곳이 없는 상황이 너무 자주 발생했다.
더불어 공격진의 1차 수비 가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레바논의 빠른 역습에 번번이 뚫리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상대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허술한 수비 조직력도 고질적인 약점이 됐다.
대표팀은 전반 12분 상대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지역에 무려 8명의 선수가 수비 가담에 나섰지만 골을 허용했다. 레바논의 ‘골잡이’ 하산 마툭이 맘 놓고 슈팅할 수 있도록 거리를 준 게 치명적이었다.
레바논전을 앞둔 대표팀의 ‘필승 전술’은 정교한 패스 축구가 아니었다. 레바논의 열악한 그라운드 사정에 맞춰 측면 크로스에 의한 해결이라는 간단한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실제로 이날 최 감독이 전반에 가동한 전술은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전반 9분 후방에서 한 번에 날아온 긴 패스를 이동국이 잡아 슈팅한 장면을 빼놓고는 실제로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연출하지 못했다.
전반 초반 공격진과 미드필더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원활한 패스가 이어지지 못한데다 공격수들이 수비 가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한국은 오히려 수세적인 경기를 펼쳐야 했다.
게다가 골잡이 역할로 나선 이동국은 전반 9분 골키퍼와의 1대1 기회와 전반 종료 직전 얻은 완벽한 골 기회에서 볼을 크로스바 위로 높이 차버렸다.
최 감독은 후반 18분 196㎝의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울산)을 투입, 이동국과 투톱 체제를 만들면서 제공권 싸움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1골을 앞서 있던 레바논 선수들은 살짝 부딪혀도 그라운드에 눕는 ‘침대 축구’에 나섰고, 번번이 경기의 흐름이 끊기면서 태극전사들은 더욱 초조해질 수밖에 없었다. 곽태휘와 이동국의 슈팅이 연달아 골대를 때리는 불운까지 겹쳐 대표팀은 최악의 상황으로 몰렸다.
결국 이날 경기는 정교한 패스플레이도 없고, 확실한 제공권 장악도 못 한 ‘무색-무취’한 경기가 되면서 팬들에게 실망만 안겨줬다.
연합뉴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에서 선제골을 내주는 답답한 경기를 끝에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김치우(서울)의 프리킥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사실상 패배나 다름없는 속 터지는 경기였다.
레바논 대표팀이 최근 승부조작의 여파로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유니폼을 벗은 상황에서 한국의 일방적 우세가 예상됐지만 느린 공격 템포와 허술한 조직력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 나사 빠진 조직력 ‘공수 전반에 엇박자’
최강희 감독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부상으로 빠지고 기성용(스완지시티)이 경고누적으로 빠지면서 허리진에 생긴 공백을 ‘백전노장’ 김남일(인천)과 한국영(쇼난 벨마레)에게 맡겼다. 김남일과 한국영이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경기에서 김남일과 한국영은 수비 역할에만 충실하다 보니 최전방에 나선 이동국(전북)-이근호(상주)-이청용(볼턴)에게 위협적인 볼배급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왼쪽 측면을 주로 뛰었던 김보경(카디프시티)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2선 공격을 주도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지 못했다.
무엇보다 공격진의 날카로움이 빛을 잃었다. 그나마 이청용이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면서 상대 수비수를 교란했지만 이동국과 이근호는 최전방에서 움직임이 둔했다. 허리진에서 전방에 볼을 투입하려고 해도 줄 곳이 없는 상황이 너무 자주 발생했다.
더불어 공격진의 1차 수비 가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레바논의 빠른 역습에 번번이 뚫리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상대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허술한 수비 조직력도 고질적인 약점이 됐다.
대표팀은 전반 12분 상대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지역에 무려 8명의 선수가 수비 가담에 나섰지만 골을 허용했다. 레바논의 ‘골잡이’ 하산 마툭이 맘 놓고 슈팅할 수 있도록 거리를 준 게 치명적이었다.
레바논전을 앞둔 대표팀의 ‘필승 전술’은 정교한 패스 축구가 아니었다. 레바논의 열악한 그라운드 사정에 맞춰 측면 크로스에 의한 해결이라는 간단한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실제로 이날 최 감독이 전반에 가동한 전술은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전반 9분 후방에서 한 번에 날아온 긴 패스를 이동국이 잡아 슈팅한 장면을 빼놓고는 실제로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연출하지 못했다.
전반 초반 공격진과 미드필더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원활한 패스가 이어지지 못한데다 공격수들이 수비 가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한국은 오히려 수세적인 경기를 펼쳐야 했다.
게다가 골잡이 역할로 나선 이동국은 전반 9분 골키퍼와의 1대1 기회와 전반 종료 직전 얻은 완벽한 골 기회에서 볼을 크로스바 위로 높이 차버렸다.
최 감독은 후반 18분 196㎝의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울산)을 투입, 이동국과 투톱 체제를 만들면서 제공권 싸움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1골을 앞서 있던 레바논 선수들은 살짝 부딪혀도 그라운드에 눕는 ‘침대 축구’에 나섰고, 번번이 경기의 흐름이 끊기면서 태극전사들은 더욱 초조해질 수밖에 없었다. 곽태휘와 이동국의 슈팅이 연달아 골대를 때리는 불운까지 겹쳐 대표팀은 최악의 상황으로 몰렸다.
결국 이날 경기는 정교한 패스플레이도 없고, 확실한 제공권 장악도 못 한 ‘무색-무취’한 경기가 되면서 팬들에게 실망만 안겨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