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현, 대한민국 사상 첫 金
“죽어도 간다” 악바리 근성으로3년도 안 돼 세계 최정상 우뚝
배동현 단장, 장애인 실업팀 창단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전폭 지원
신의현 입문 도운 정진완 총감독
“경기를 즐겨라” 조언하고 배려
노르딕스키 간판 신의현이 지난 17일 강원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 좌식 경기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포효하고 있다. 신의현은 이날 22분28초40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대한민국의 금메달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를 통해 동계패럴림픽에 데뷔한 이래 26년 만이다.
평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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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 좌식 경기 출전을 앞둔 신의현(38·창성건설)은 이렇게 마음을 다졌다. 결승선을 100여m 앞둔 직선 주로에선 “죽어도 가야 된다. 죽어도 가야 된다”라고 스스로 암시하며 120% 스퍼트했다. 평창패럴림픽 금메달을 딸 마지막 기회였다. 노르딕스키 입문 3년도 안 된 악바리 근성으로 대한민국에 첫 동계패럴림픽 금메달을 안겼다.
캐스퍼 위즈(56·캐나다)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이렇게 빨리 금메달을 딴 건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정말 놀라운 일을 해낸 것”이라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그는 금메달 비결로 (신의현의) 멘탈과 심장을 꼽았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부모님에 대한 효심, 강한 체력을 빗댄 것이다. 그는 패럴림픽 7개 경기에 출전해 63㎞가량을 달렸다. 그러고도 “연습 때를 생각하면 체력에 전혀 문제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어머니를 웃게 해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덧붙였다.
배동현 선수단장이 18일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대회 결산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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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확정한 순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린 사람은 배 단장이었다. 그는 신의현에게 그저 “고생했다”면서 말을 채 잇지 못했다. 그도 메달 가뭄 스트레스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눈물이 많지 않은데 너무 큰 감동을 받았다. 사실 와이프가 전날 꾸었던 ‘길몽’을 살 정도로 메달을 손꼽아 기다렸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께도 ‘메달 하나만 더 땄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고 털어놨다.
정진완 총감독이 18일 기자회견에서 성원해 준 국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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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8-03-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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