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조력’ 막내 정재원… “희생요? 팀플레이였죠”

‘금빛 조력’ 막내 정재원… “희생요? 팀플레이였죠”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18-02-25 17:50
수정 2018-02-2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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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스타트 ‘페이스메이커’ 역할…후미 그룹 이끌며 선두와 간격 유지

“희생이라는 단어보단 팀플레이였다고 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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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오른쪽)이 지난 24일 강원 강릉 빙상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함께 출전한 후배 정재원을 위로하며 링크를 돌고 있다. 강릉 연합뉴스
이승훈(오른쪽)이 지난 24일 강원 강릉 빙상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함께 출전한 후배 정재원을 위로하며 링크를 돌고 있다. 강릉 연합뉴스
이승훈(30)을 올림픽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에 올리는 데에는 ‘막내’ 정재원(17)의 특급 도움이 컸다. 그는 지난 24일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 후 “제 레이스 덕분에 우리 팀이 금메달을 따 기쁘다”며 이처럼 말했다. ‘페이스메이커’ 역할뿐 아니라 이승훈의 막판 스퍼트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다.

이날 빅토르 할트 토루프(덴마크)와 리비오 벵거(스위스)는 레이스 초반부터 속도를 높여 나머지 그룹과 거리를 벌렸다. 이때 후발 주자들이 따라붙지 않으면 초반부터 치고 나간 선수들이 우승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이번엔 정재원이 후미 선두에서 바람의 저항을 온몸으로 맞은 채 선두와의 간격을 20~30m가량 유지하며 달렸다. 그사이 이승훈을 비롯한 여러 선수들은 유유히 따라가며 체력을 비축했다. 세 바퀴를 남기고 스벤 크라머르(네덜란드)가 스퍼트를 시작했고 이승훈도 빠르게 쫓아갔다. 마지막 반 바퀴를 앞두고 이승훈이 폭발적인 스피드로 치고 나갔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선수들이 피니시라인을 앞두고 스퍼트할 때 체력을 다 쓴 정재원은 뒤처지기 시작해 결국 8위로 들어왔다. 금메달을 거머쥔 이승훈은 가장 먼저 동생 정재원을 찾아 손을 들어 올렸다. 고맙다는 표시다. 이어 둘은 태극기를 들고 챔피언에 오른 기쁨을 함께 나눴다.

그는 “팀추월 종목에서 형들의 도움을 진짜 많이 받아 메달을 땄는데 이젠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즐겁다”며 활짝 웃었다. 강릉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8-02-2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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