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도 반한 사격 김예지 “20년 무명 방황도…아이 낳고 마음 다잡아”

머스크도 반한 사격 김예지 “20년 무명 방황도…아이 낳고 마음 다잡아”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4-08-06 10:28
수정 2024-08-0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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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CNTS 사격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25m 권총 예선 속사에서 김예지가 뒤로 돌아 코치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2024.8.2 샤토루 박지환 기자
2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CNTS 사격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25m 권총 예선 속사에서 김예지가 뒤로 돌아 코치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2024.8.2 샤토루 박지환 기자
뛰어난 실력과 냉정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자태로 2024 파리 올림픽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여자 사격 10m 권총 은메달리스트 김예지(31·임실군청)가 지난 5월 세계신기록을 세운 순간에 웃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다음 시합을 준비하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예지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세계신기록이 나오면 웃음이 막 터져 나올 것 같은데 어떻게 한 번을 안 웃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 많은 분들이 대단하다라고 이야기를 해 주시더라”며 “그런데 그때 저는 ‘됐어, 이제 다음 시합을 준비하자’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그런 모습이 비친 것 같다”고 답했다.

중1 때 사격을 시작해 20년간 ‘무명의 시간’을 지냈다는 김예지는 “아무것도 이뤄놓은 게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게 허무하더라”며 “어느 순간부터 ‘어디 한번 나도 목표를 가져보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목표를 잡고 미친 듯이 훈련을 했던 것 같다”고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기까지의 각오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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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 결정전이 열린 프랑스 샤토루 CNTS 사격장에서 김예지가 첫 격발을 하고 있다. 2024.7.28 샤토루 박지환 기자
28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 결정전이 열린 프랑스 샤토루 CNTS 사격장에서 김예지가 첫 격발을 하고 있다. 2024.7.28 샤토루 박지환 기자
김예지는 20년의 무명 기간에 진로를 두고 방황을 많이 했다며 아이를 낳은 일이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된 계기라고 했다. 그는 “아이를 낳고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이가 커서 엄마를 바라봤을 때 부끄럽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부터 책임감을 가지고 더 위로 올라가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냉철한 김예지지만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쏜 한 발이 0점 처리가 되며 금메달을 놓친 순간엔 속상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김예지는 “딱 0.01초 차이로 0점 처리가 됐다”며 “그 순간 정말 많은 생각과 감정이 교차했다. 제가 여태까지 준비해 왔었던 게 무너지는 느낌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들께 금메달을 따겠다고 자신 있게 얘기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도 들었고, 저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며 “그렇다고 해서 그 한 발이 제 마지막 발이 아니잖나. 마지막 남은 발을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다시 준비를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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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 결정전이 열린 프랑스 샤토루 CNTS 사격장에서 대한민국 대표팀 오예진(오른쪽)과 김예지가 메달을 확정 후 기뻐하고 있다. 2024.7.28 샤토루 박지환 기자
28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 결정전이 열린 프랑스 샤토루 CNTS 사격장에서 대한민국 대표팀 오예진(오른쪽)과 김예지가 메달을 확정 후 기뻐하고 있다. 2024.7.28 샤토루 박지환 기자
김예지는 여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리스트 오예진(19), 여자 10m 공기소총 금메달리스트 반효진(17) 등에 대해 “‘진짜 난 그 나이 때 뭐 했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또 ‘저 어린 나이에 이런 큰 무대에 선다는 게 대견하고 뿌듯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10대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예지는 자신의 경기 모습을 엑스(옛 트위터)에 올려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게 한 데 일조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관련해 “처음에 그 얘기를 듣고 안 믿었다.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머스크는 김예지가 지난달 28일 파리 올림픽 은메달을 딴 이후 지난 5월 국제사격연맹(ISSF) 바쿠 월드컵 당시 세계신기록을 세운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인기를 끌자 여기에 “액션 영화에도 사격 세계 챔피언이 나온다면 멋질 것 같다. 김예지를 액션 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 연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극찬했다.

김예지는 ‘일론 머스크와 식사 한 번 하셔야겠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건 제가 영어를 못해서 안 될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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