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서 ‘만원의 행복’… 한겨울 달군 어르신 골프 열정

공원서 ‘만원의 행복’… 한겨울 달군 어르신 골프 열정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22-12-28 18:00
수정 2022-12-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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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 파크골프 인기 급상승

비용 저렴해 은퇴 노인들 인기
인구 10만명… 3년 만에 세 배로
기분 전환하고 건강에 활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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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잠실파크골프장에서 시민들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송파구 제공
서울 송파구의 잠실파크골프장에서 시민들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송파구 제공
“눈이 오지 않는 날에는 추워도 나가서 치려고 합니다. 공이 생각한 대로 맞아서 쭉 나가면 기분도 좋고, 운동도 되니까요.”

경기도 고양시 삼송동에 사는 유현숙(72)씨는 요즘 파크골프가 하루의 중요한 일과가 됐다. 유씨는 눈이 오거나 강한 한파가 닥치는 날이 아니면 매일 오전 친구들과 함께 인근의 파크골프장으로 나간다. 유씨는 “파크골프를 하고 같이 식사를 하고 헤어지는 것이 하루의 중요한 일정”이라면서 “올봄부터 파크골프를 시작했는데 몸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친구들과 함께 여가를 보낼 수 있어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노년층을 중심으로 파크골프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8일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2019년 3만 7000명이던 파크골프 인구는 올해 말 기준 10만 7000명까지 3배 가까이 늘었다.

파크골프는 말 그대로 공원에서 하는 골프다. 장비나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또 세게 휘둘러도 멀리 안 나가는 까닭에 ‘장타’에 대한 부담감도 적다.

특히 저렴한 비용이 매력적이다. 일반 골프를 즐기려면 그린피와 캐디피, 카트피 등으로 2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지만 파크골프는 1만원 정도면 즐길 수 있다. 은퇴한 노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다. 지난 3월 강원 화천군에서 열린 대회에는 수도권은 물론 부산과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동호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참가 인원이 3000명에 달했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 파크골프장에 나간다는 김동규(71)씨는 “직장 생활을 할 때는 골프를 쳤는데, 나이가 드니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스러워 파크골프로 갈아탔다”면서 “잔디를 밟으면서 운동을 하다 보니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또래가 많아 친구를 사귀기도 좋다”고 말했다.

교습 프로그램도 인기다. 올해 대한체육회에서 어르신 생활체육운동의 일환으로 파크골프교실을 운영했는데, 노인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31곳에서 운영됐는데, 1만여명이나 교육을 받았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일부 지역은 신청자가 몰리면서 제비뽑기를 하기도 했다”면서 “교육 프로그램이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파크골프가 인기를 끌면서 경기장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들도 늘고 있다. 서울 관악구는 관악산 난곡지구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광진구도 지난 3월 중랑천 파크골프장을 완공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현재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공공 파크골프장만 해도 10곳이 넘는다.

2022-12-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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