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의 ‘신들린 칩샷’… 2년차 징크스 깼다

2개의 ‘신들린 칩샷’… 2년차 징크스 깼다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18-05-07 18:02
수정 2018-05-0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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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텍사스 클래식 우승… LPGA 통산 3승

‘2년차 징크스’를 보기 좋게 날려버린 칩샷 두 방이었다. 4번홀(파5) 두 번째 샷이 그린에 미치지 못했지만 칩인 이글이 터지면서 단숨에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이 그린 오른쪽으로 굴러 내려가 큰 위기를 맞았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15m짜리 칩인 버디가 홀컵에 빨려들어 가면서 챔피언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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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한국시간) 텍사스주 더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클래식’에서 우승한 박성현이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2년차 징크스’ 우려를 털어버린 값진 시즌 첫 승이다.  더콜로니 텔코스 AFP 연합뉴스
7일(한국시간) 텍사스주 더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클래식’에서 우승한 박성현이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2년차 징크스’ 우려를 털어버린 값진 시즌 첫 승이다.
더콜로니 텔코스 AFP 연합뉴스
박성현(25)은 그제서야 환한 미소를 지으며 캐디와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내는 드라마틱한 칩샷이었다. 그는 “첫 홀을 보기로 시작해 어려웠는데 4번홀 칩인 이글로 경기가 풀리기 시작했다”면서 “18번홀 칩샷 땐 (저도) 긴장을 많이 했다. 잘 쳤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빨려들어 갈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남달라’ 박성현이 부진을 씻어내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승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8월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이후 9개월 만에 거둔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그는 7일(한국시간) 텍사스주 더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파71·6475야드)에서 열린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클래식’(총상금 130만 달러·약 14억원) 최종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131타로 린디 덩컨(10언더파 132타·미국)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19만 5000달러(약 2억 1000만원)를 수확했다. 악천후 탓에 36홀 스트로크로 대회가 축소된 게 되레 행운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박성현은 ‘슈퍼 루키’라는 별명에 걸맞게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 이후 39년 만에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을 거머쥐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신인 최초로 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딴판이었다. 7개 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나 컷 탈락했다. ‘톱10’은 딱 한 차례였다. 그는 “올해 가장 많은 부담을 안고 경기를 했다. 지난해 너무 잘해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고 이게 악순환으로 이어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주일간 샷 연습 시간을 줄이고 칩샷과 퍼팅 연습을 늘린 게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줄곧 괴롭혔던 퍼팅과 관련해서는 “(일자형에서 헤드가 큰 맬리트 형으로) 퍼터를 바꿨고 퍼팅 어드레스도 좀 낮췄는데 좋았던 거 같다”고 소개했다. 더불어 “엄마가 생각보다 내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다. 한 주 내내 엄마랑 연습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한 게 굉장히 도움이 됐다. 연습하고 감이 좋아서 엄마도 나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말했다.

2년차 징크스 우려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얘기이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나도 우승을 했으니 2년차 선수들이 부담 없이 플레이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올해 목표와 관련해 “시즌을 시작하기 전부터 3승을 목표로 삼았다. 아직 대회가 많이 남았으니 일단 이 목표로 가 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른 한국 선수들도 대거 ‘톱10’에 들었다. 김세영(25)이 8언더파 134타 공동 4위, 신지은(26)이 7언더파 135타 공동 6위에 각각 자리했다. 고진영(23)과 이미향(25)도 6언더파 136타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8-05-0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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