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 없다” 밝혔지만 스윙 비정상… 복귀 의지·승부욕에 부상 숨겼을 수도
美 해설가 “36홀을 치를 능력도 없다” 다음 대회 출전 불투명… 재기 계획 꼬여‘이빨 빠진 호랑이’ 타이거 우즈(미국)의 허리는 정말 괜찮은 걸까.
타이거 우즈가 지난 3일 공식 투어 복귀 2차전인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1라운드 11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골프공을 매만지고 있다. 우즈는 하루 뒤 2라운드 티오프 직전 허리 통증을 이유로 기권했다.
두바이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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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경기 때부터 우즈는 불편해 보였다. 미국 골프채널의 해설가이자 분석가인 브랜들 챔블리는 “1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우즈는 늙은 사람처럼 보였다”면서 “우즈 자신이 밝히지 않은 무엇인가가 스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7년 전 우즈가 허리 부상을 입었을 때와 비슷한 몸 상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통증이 전혀 없다”던 우즈의 주장과는 달리 전문가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고 결국 우즈가 기권하면서 예측이 딱 들어맞았다. 우즈가 7년 전처럼 불편한 스윙을 한다면 부활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진다.
캘리포니아주립대 의학전문대학원 스포츠의학과장 데이비드 매컬리스터 박사는 7일 “우즈의 몸 상태는 마음 같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몸은 준비가 덜 됐는데 마음만 앞선 결과라는 것이다. 우즈는 2008년 US오픈 때도 무릎 연골이 파열된 상태로 연장전까지 치렀다. 승부 근성이 남다른 우즈가 투어 복귀를 서둘렀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골프 칼럼니스트 제이 코핀은 우즈가 몸 상태를 속이고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했다. 그는 두바이 대회 하루 전날 우즈가 “우승하러 왔다. 몸이 아프지 않으니 스윙에도 문제가 없다”고 큰소리쳤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우즈는 우승할 준비도 안 됐고 몸도 건강하지 않다는 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또 “그는 36홀을 치를 능력도 없다. 당연히 우승할 준비도 안 돼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우즈는 지금까지 9차례 기권했는데, 프로 전향 이후 첫 기권한 1998년 켐퍼오픈 때도 기권 사유는 허리 통증이었다. 2014년 혼다클래식과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2015년 파머스 인슈런스오픈, 올해 두바이데저트 클래식 등 최근 4차례 기권도 모두 같은 이유에서였다. 두 차례의 공식 투어 복귀전에서 컷 탈락과 기권을 겪으면서 우즈의 복귀 시나리오도 꽈배기처럼 꼬인 모양새다. 백 번 양보해 예전처럼 큰 부상이 아니더라도 당장 오는 17일 시작되는 PGA 투어 제네시스오픈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우즈는 24일 개막하는 혼다클래식에도 연속 출전할 계획이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제네시스오픈을 운영하는 우즈 재단에 문의했지만 7일 현재 확답을 받지 못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7-02-0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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