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높던 마스터스, ‘타이거 쓰나미’에 침몰

콧대높던 마스터스, ‘타이거 쓰나미’에 침몰

입력 2014-04-13 00:00
수정 2014-04-1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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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입장권 반토막…”포스트 우즈 서둘러야”

마스터스의 흥행신화에 금이 갔다. 흥행 보증수표라는 타이거 우즈(미국)의 부상 공백이 일으킨 ‘쓰나미’가 콧대 높던 오거스타내셔널GC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깔아뭉개는 형국이다.

예전같지 않다는 마스터스 열기는 시청률에서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스포츠전문채널인 ESPN이 미국 전역에 생중계한 1라운드 시청자 수는 1년 전(280만명)보다 80만명이나 적은 200만명으로 집계됐다.

수치상으로는 시청률이 28% 하락한 것이지만, 우즈의 경기를 중계했는지에 따라 계산하면 시청률이 반토막 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12일 USA투데이는 보도했다.

우즈의 경기가 중계된 지난해 2라운드 시청자 수는 420만명이었다.

1라운드 시청자 수가 역대 최다인 490만명을 기록한 2009년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훨씬 더 크다. 2009년 마스터스는 우즈가 2008년 US오픈 우승 후 처음 출전한 메이저 대회여서 관심이 뜨거웠다.

올해 마스터스 개막을 앞두고 우즈의 불참이 흥행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골프 팬 10명 중 5명 이상이 외면할 정도로 그 충격파가 클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별로 없었다.

CNBC는 시청률이 우즈가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1995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우즈가 빠졌다고 달라진 건 없다. 마스터스는 마스터스”라며 자신감을 보였던 빌리 페인 오거스타내셔널GC 회장은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본 것 아니냐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시청률이 급전 추락했지만, 정작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에서 우즈 다음으로 인기가 높은 필 미켈슨을 비롯해 제이슨 더프너, 더스틴 존슨, 키건 브래들리 등 미국의 차세대 스타들이 줄줄이 컷 통과에 실패하면서 대회 긴장감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

우승후보 중에서 지난해 우승자 애덤 스콧(호주)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살아남았으나 미국 입장에선 엄연히 외국인들이어서 흥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를 반영하듯 4라운드 암표값은 1라운드 전부터 1천달러(103만원)를 밑돌더니 3라운드를 앞두고 550달러(56만원)로 폭락했다. 예년의 30% 가격이다.

오거스타 현지 암시장에선 “이러다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메이저리그 야구단) 주말 특석 가격(370달러)과 같아지는 것 아니냐”는 조소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우즈가 빠진 첫 마스터스의 흥행 참패는 골프란 경기 종목의 기초체력이 그다지 강하지 않음을 입증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러한 거품론은 특히 우즈 은퇴 후의 시대, 이른바 ‘포스트 우즈’ 대비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검은 피부의 불세출의 스타가 세상에 나온 20년 전으로 되돌아가기 어려울 정도로 골프의 덩치가 너무 커졌다는 인식에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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