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우승시 선수들에 닭볶음탕·김치찌개 쏜다”

“마스터스 우승시 선수들에 닭볶음탕·김치찌개 쏜다”

입력 2014-04-09 00:00
수정 2014-04-0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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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문·양용은 등 코리안 브러더스 챔피언스 디너 메뉴 공개

“대구 아줌마를 불러서 닭볶음탕(닭도리탕)을 한판 쏘겠다.”

마스터스 디펜딩 챔피언이 역대 우승자에게 저녁을 대접하는 ‘챔피언스 디너’는 남자골퍼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꿈의 이벤트다.

2011년 필 미켈슨이 주최한 챔피언스 디너.
2011년 필 미켈슨이 주최한 챔피언스 디너.


’골프의 신’이라는 벤 호건(미국)의 제의로 1952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김치와 고추장이 대표하는 한식은 아직 챔피언스 디너에 나서지 못했다. 우승한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골프의 맏형 최경주(SK텔레콤)는 마스터스를 제패하면 “청국장을 끓여 챔피언스 디너에 내놓겠다”고 공언해왔다.

78회째를 맞는 올해 최경주의 소박하고도 원대한 꿈이 이뤄질지 기대되는 가운데 막내 배상문(캘러웨이)도 도전장을 던져 관심을 끈다.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8일(현지시간) 배상문은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며 닭볶음탕을 내년 챔피언스디너 메뉴로 내걸었다.

음식이 맵고 짜기로 유명한 대구 출신인 배상문은 “대구의 어느 산자락에 끝내주는 곳이 있다”며 “올해 우승하면 대구 식당의 아줌마를 미국에 모시고 와서 선수들에게 대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양용은(KB금융그룹)도 거들었다.

양용은은 “지난번에는 퓨전한식으로 했는데 이번에 우승하면 김치찌개와 수육을 내놓겠다”고 공약했다. 양용은은 2009년 PGA챔피언십 우승으로 1년 뒤 챔피언스디너 파티를 열었다.

주 메뉴로 건구절, 오색밀쌈, 꼬치산적, 대하 잣 무침, 쌈야채 등이 나왔고, 디저트로 수삼 대추단자와 인삼캔디가 제공됐다.

선수들 사이에서 호평이 쏟아졌지만 정작 우리 땅에선 한식 특유의 매운맛과 짙은 향을 소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한식세계화추진단 명예총재를 맡은 대통령 부인 김윤옥 씨가 뒤에서 도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설도 뒤따랐다.

올해 마스터스 챔피언스 디너에는 지난해 우승자 애덤 스콧(호주)이 고향인 브리즈번에서 직접 공수해온 ‘모어턴 베이 벅스’라는 바닷가재 요리가 클럽하우스 2층에 마련된 파티장 테이블에 올랐다.

모어턴 베이 벅스는 호주 동부 해안에 있는 모어턴만에서 잡히는 바닷가재를 뜻하지만 ‘벌레’라는 의미의 벅스(bugs)가 풍기는 어감 탓에 행사를 앞두고 “혐오 음식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다.

그러나 스콧은 “벅스는 고향의 전통 음식”이라며 “맛보면 금세 반할 것”이라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콧은 디저트로 엄마의 손맛과 정성이 깃든 ‘파블로바’라는 이름의 호주의 전통 과일 파이를 내놨다.

파블로바는 1926년 호주와 뉴질랜드를 방문한 러시아의 유명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의 이름을 딴 것이다. “파블로바만큼 가볍고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스콧은 소개했다.

이날 디너에는 관례대로 생존한 역대 우승자와 빌리 페인 오거스타내셔널 클럽 회장이 참석했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다면, 내년 이맘때 이들은 ‘진짜 보통 한식’을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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