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 중 귀화 구아이링 댓글에 中 “미국 언론에 반격” 열광

미 → 중 귀화 구아이링 댓글에 中 “미국 언론에 반격” 열광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2-02-08 15:57
수정 2022-02-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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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키 유망주, 중국 귀화에 금메달 안겨
“미국인이자 중국인”이라지만 중국에서는 ‘국민 영웅’
‘악플 테러’ 주이, 눈물 흘리며 중국인들에 감사
美 CNN “해외 태생 중국 선수들, 양국 간 불가능한 균형 직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키 빅에어 여자부 초대 챔피언에 오른 구아이링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키 빅에어 여자부 초대 챔피언에 오른 구아이링 베이징 EPA 연합뉴스
“주이에 대한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의 90%는 ‘선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스포츠의 일부분이에요.”

8일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키 빅에어 종목에서 중국에 금메달을 안긴 구아이링(18·미국명 에일린 구)이 미국 인터넷 매체 ‘인사이더’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이렇게 댓글을 달자 중국에서 찬사가 쏟아졌다. 지난 6~7일 열린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서 연거푸 넘어진 미국 태생의 중국 대표 주이(19)에게 중국 네티즌들이 ‘악플’을 쏟아부었다는 소식을 전하자 일침을 가한 것이다. 구아이링은 “나는 중국 SNS 사용자”라면서 ‘사실을 전한다’는 의미를 덧붙였지만, 중국 언론들은 “주이를 비웃는 미국 언론에 구아이링이 반격했다”는 제목으로 이를 보도했다.

미국 태생의 중국 국가대표인 구아이링이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시기에 양국 간 ‘장외전’에 끊임없이 휘말리는 모양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미중 갈등이 구아이링에게 가장 험난한 경사로”라면서 “정체성과 시민권 지위, 정치적 이슈에 대한 입장에 대해 그녀가 외면하더라도 그 질문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중국으로 귀화한 ‘슈퍼스타’가 중국에서 누리는 입지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구아이링은 2019년 15세 때 미국에서 9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며 미국의 스키 유망주로 떠올랐지만 같은 해 돌연 중국 귀화를 선언했다. 스키 천재 소녀이자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에 합격한 ‘엄친딸’이 가슴에 오성홍기를 달자 중국은 열광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을 비롯해 중국 내 각종 브랜드 모델을 휩쓸며 중국 어디에서나 그녀가 등장하는 광고들을 볼 수 있다.
“주이에 대한 SNS 90%가 선플” 美 언론 반박하는 구아이링
“주이에 대한 SNS 90%가 선플” 美 언론 반박하는 구아이링 미국에서 중국으로 귀화한 중국 피겨스케이팅 대표 주이가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서 연거푸 넘어진 뒤 ‘악플 테러’를 당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미국 인터넷 매체 ‘인사이더’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구아이링이 반박 댓글을 달았다.
인사이더 공식 인스타그램 캡쳐
구아이링은 “나는 미국인이면서 중국인”이라면서 민감한 문제에 철저히 선을 긋고 있다. 중국이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음에도 미국 국적을 포기했는지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며 신장(新疆) 인권 탄압 문제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다. 그럼에도 중국 언론과 팬들은 그녀를 ‘국민 영웅’으로 떠받들고 있다.

양국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선수는 구아이링만이 아니다. 2018년 중국으로 귀화한 주이는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모두가 나에게 보내준 따뜻함에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중국어부터 배워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영어로 인터뷰해도 된다는 기자의 말에 “영어가 아닌 중국어로 말하고 싶다”고 답했다. 미국 CNN은 “외국 태생으로 중국을 위해 뛰는 선수들은 두 나라 사이에서 불가능한 균형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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