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플레이어, 키로 뽑지는 않더라

키플레이어, 키로 뽑지는 않더라

한재희 기자
입력 2017-07-21 22:50
수정 2017-07-2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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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미국서 용병 드래프트

전자랜드, 실질적 1순위 조시 셀비 지명… NBA 출신 186.7㎝ 이례적 단신
가드 1라운드 6명 ‘193㎝ 이하’ 역대 최다… 일각 “9~10월 대체 선수 교체” 분석도

올해 한국농구연맹(KBL)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신(193㎝ 이하) 선수다. 21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드래프트 1라운드에 6명이나 지명됐다. 외국인 장·단신 선수 제도(최소 1명 단신 영입)가 도입된 2015년에는 1라운드 단신 선수가 1명, 2016년엔 3명뿐이었다. 결국 이날 역대 가장 많은 단신 선수가 1라운드에서 선택받은 것이다. 1~2라운드를 합칠 경우에도 단신은 11명(장신 9명)인데 각각 10명씩이었던 2015·2016년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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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열린 2017 KBL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자랜드에 지명된 뒤 유도훈(왼쪽) 감독과 포즈를 취한 단신 포인트가드 조시 셀비. KBL 제공
21일 열린 2017 KBL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자랜드에 지명된 뒤 유도훈(왼쪽) 감독과 포즈를 취한 단신 포인트가드 조시 셀비.
KBL 제공
갑작스러운 단신들의 인기는 ‘반사이익’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92명이 트라이아웃(입단 테스트)을 거쳤는데 단신이 52명으로 장신(40명)을 웃돌았다. 후보자가 적은 만큼 훌륭한 기량을 가진 장신 선수를 찾기 어려웠다. 각 구단 코칭스태프들이 트라이아웃 기간 면밀히 관찰한 결과 어중간한 장신보다는 확실한 단신을 먼저 잡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 결과 기존 용병과 재계약을 체결한 삼성·KGC인삼공사·KCC·SK에 이어 실질적 1순위 선택권을 가진 전자랜드는 조시 셀비(186.7㎝)를 가장 먼저 호명했다. 셀비는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으로 득점력을 갖췄지만 그렇더라도 단신 선수론 첫 1순위 지명이다.

심지어 모비스는 두 명을 모두 단신 선수로 채웠다. 지난 시즌 모비스에서 대체 선수로 활약했던 마커스 블레이클리(192.5㎝)와 공수에서 다재다능하다는 말을 듣는 애리조나 리드(189.7㎝)를 선택한 것이다. 각 구단은 골밑 장악력을 위해 한 명쯤은 장신 선수를 뽑는데 두 명 모두 단신 선수를 선택한 것 역시 역대 처음이다. 이종현(203㎝)이라는 국가대표 센터를 보유한 모비스로서는 단신 선수를 두 명 뽑아 단점으로 지적된 스피드 부분을 보강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추후 대체 선수 제도를 이용해 장신 외국인 선수들을 다시 불러들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드래프트에서는 워낙 장신 자원이 없었기 때문에 일단 단신이라도 뽑아 놓은 뒤 외국인 선수가 팀에 합류하는 8월 중순쯤부터 선수 교체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외국인 선수 입국 뒤 일주일 이후부터는 대체 선수로의 교체가 가능하며, 2015~2017년 트라이아웃에 한 번이라도 참가한 선수는 대체 선수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된다. 따라서 9~10월 ‘선수 교체 대란’ 가능성도 엿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7-07-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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