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 깎은 류현진, 6이닝 6K 무실점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6일(현지시간)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미국프로야구 경기에 그동안 길렀던 턱수염을 말끔히 밀고 선발 출장, 1회말 타자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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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으로 호투하며 팀의 8-0 승리를 이끌었다. 2전 3기 끝에 13승(8패)을 올린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 다승 단독 2위에 올랐다. 평균자책점도 3.92에서 3.77로 낮췄다.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회말 양키스의 강타자 애런 저지를 잡을 때 나온 시속 93.9마일(약 151.1㎞)이었다. 평균 시속 91.8(약 147.3㎞)마일로 시즌 평균 89.8마일(약 144.5㎞)보다 구속이 2마일 더 빨랐다.
빨라진 구속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동안 체인지업의 위력에 따라 경기력이 들쭉날쭉했던 류현진은 이날 평소에 던지지 않는 슬라이더를 무기로 양키스 타선을 잠재웠다. 공식 집계로는 커터로 분류됐지만 경기 후 류현진이 직접 슬라이더라고 밝혔다.
류현진은 팀 동료 로비 레이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레이는 7, 8월 모두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투수로 활약하며 현재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1위, 다승 공동 4위를 기록 중이다.
류현진은 “레이가 직구와 강한 슬라이더만으로도 굉장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면서 “나도 던질 수 있는 구종인데 조금 더 많이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았다. 오늘 그게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양키스 타선은 낮게 제구된 류현진의 슬라이더에 고전했다.
80개만 던졌음에도 일찍 내려온 이유도 슬라이더 때문이었다. 류현진은 “안 던지던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면서 타이트한 느낌이 있었다”면서 “80개에서 잘 멈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몸 상태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자신의 빅리그 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에 1승만을 남겨뒀다. 류현진은 2013·2014·2019년에 14승을 달성했다. 팀이 26경기가 남은 만큼 류현진에게 4~5번 정도의 기회가 더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승을 보태면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류현진의 호투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40호 홈런으로 5연승을 달린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1위인 양키스와의 승차를 3.5경기로 좁히며 포스트 시즌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이제 몇 게임 안 남았기 때문에 한 타자 한 타자 집중적으로 생각하며 경기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21-09-0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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