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4타수 4안타로 맹활약한 김태연(왼쪽)과 프로 첫 안타와 타점으로 역전을 만들었던 최보성. 대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NC 다이노스 제공
지난 10일 후반기를 시작한 프로야구는 일주일 동안 4번의 무승부가 나왔다. 전반기 3번이었던 것을 일주일 만에 뛰어넘었다.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가장 많은 3번의 무승부가 나왔고, KIA 타이거즈도 2번의 무승부를 기록했다.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기가 반복되면서 팬들은 재미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무승부가 너무 많이 나온다. 차라리 이기고 지는 게 낫다”거나 “연장 승부치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9회 무승부가 허무하기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활약해도 수훈선수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15일 군 제대 후 첫 복귀전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4타수 4안타를 친 한화 김태연, 데뷔 첫 안타와 첫 타점으로 9회초 역전을 만들었던 NC 최보성 등은 수훈선수가 될 수 없었다. 14일 NC 역사상 첫 1경기 4도루를 기록한 김주원도 마찬가지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단 관계자도 “2무보다는 차라리 1승 1패가 낫겠다”고 할 정도다. 3시간을 넘게 싸웠는데 아무것도 아닌 결과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무승부는 승패에 집계되지 않아 사실상 안 한 것과 마찬가지다.
감독들은 정해진 규칙이니 따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야구 인생에서 동점 무승부를 경험하는 데 31년이 걸렸는데 며칠 만에 또 경험했다”며 “어쩔 수 없는 룰이니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욱 NC 감독도 “규칙이 정해졌으니 그 안에서 팀을 운영하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고민은 있지만 그대로 간다는 계획이다. KBO 관계자는 17일 “단장 회의에서 144경기 완주를 위해 연장전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결정된 것”이라며 “팀마다 유불리가 다르고 이미 시행한 사항이라 승부치기나 무승부 폐지 등 중간에 바뀌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