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데 노게임… 월요일인데 게임… ‘근심 젖는’ 야구판

이기는데 노게임… 월요일인데 게임… ‘근심 젖는’ 야구판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0-08-09 20:20
수정 2020-08-1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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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장마… 고난의 여름 그라운드

7월 말부터 구단별 최대 8경기 취소
선발 로테이션 등 순위싸움 새 변수
심판진 ‘취소 시점’에 형평성 논란도
3주 연속 月경기 한화 “쉬는 날 없네”
이달부터 더블헤더 조기 시행 가능성
역대급 장마로 우천 취소 경기가 늘어나면서 구단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두산 베어스 안권수가 지난달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회말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지며 노게임이 선언되자 방수포 위에서 슬라이딩을 하고 있는 모습. 김도훈 기자 dica@sportsseoul.com
역대급 장마로 우천 취소 경기가 늘어나면서 구단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두산 베어스 안권수가 지난달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회말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지며 노게임이 선언되자 방수포 위에서 슬라이딩을 하고 있는 모습.
김도훈 기자 dica@sportsseoul.com
코로나19로 개막이 미뤄지면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프로야구 구단들이 역대급 장마까지 만나며 시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일정 소화를 위해 월요일 경기 편성 규정까지 적용했지만 정작 장마로 인해 취소된 경기가 쌓이면서 KBO는 물론 구단들도 속을 태우고 있다. 여기에 이번 장마가 최소 1주 이상 더 지속한다는 예보까지 나오면서 더블헤더 시행일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블헤더는 혹서기인 7~8월에는 시행하지 않는다.

프로야구는 9일까지 전체 720경기 중 385경기를 소화했지만 최근 3주 사이에 무더기 경기 취소가 이어졌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날까지 우천으로 인해 한화 이글스·KT 위즈 8경기, SK 와이번스 7경기, NC 다이노스·롯데 자이언츠 6경기, 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 5경기, 두산 베어스·LG 트윈스 4경기, 키움 히어로즈 3경기가 예정대로 열리지 못했다.

무더위 극복 여부가 순위 싸움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올해는 장마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셈이다. 특히 선발투수가 2~3이닝을 소화한 뒤 경기가 취소되면 선발 로테이션이 꼬이는 등 구단 입장에선 손해가 크다.

여기에 경기 취소가 부담스러운 경기 감독관이나 심판진이 쉽게 우천 취소를 결정하지 못하면서 형평성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지난 5일 롯데 허문회 감독은 인천에서 열린 SK와의 경기가 3회초 중단된 뒤 45분 만에 우천 노게임으로 선언되자 “심판진 판단이 이해가 안 됐다”며 “잠실경기는 1시간 넘게 기다렸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더 오래 기다리기로 했는데 왜 취소했는지 궁금하다”며 불만을 표했다.

실제로 이날 삼성과 두산의 잠실 경기는 비 때문에 경기 시작이 1시간 지연됐고 중간에 2차례 우천 중단되는 등 130여 분 가까이 경기가 지연됐지만 9회초까지 경기를 치러 2-2 강우 콜드 무승부가 됐다.

한화는 주말 경기 취소가 반복되다 보니 3주 연속 월요일 경기가 편성됐다. 한화 최원호 감독 대행은 지난 2일 경기가 취소돼 3일(월요일)에 편성되자 “20일 동안 쉬는 날이 없는 일정”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8일 경기도 10일로 미뤄지면서 한화는 7월 21일부터 8월 16일까지 4주 연속 경기 일정이 잡혔다.

우천 취소로 포스트 시즌 일정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어 8월에도 더블헤더를 치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KBO 관계자는 9일 “장마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실행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본다”고 밝혔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20-08-1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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