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절실함을 엿볼 수 있는 ‘출루율 5할’

류현진, 절실함을 엿볼 수 있는 ‘출루율 5할’

입력 2017-05-19 14:33
수정 2017-05-1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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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투수 중에서 올 시즌 첫 장타까지

지난해 11월 귀국한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외부 일정 없이 온전히 재활에만 매달렸다.

왼쪽 어깨와 팔꿈치를 차례로 수술받은 류현진은 지난 2년 동안 빅리그 마운드에 단 한 차례 서는 데 그쳤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야구 인생이 끝날 수도 있다는 절박함이 류현진을 한계까지 내몰았다.

류현진의 달라진 마음가짐은 그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구위보다는 타격 지표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류현진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5⅓이닝 동안 홈런 두 방을 포함해 7안타를 내주고 2실점 했다.

마운드 위의 류현진은 전성기 때의 구위와는 거리가 멀었으나 타석에서만큼은 달랐다.

내셔널리그 특성상 9번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3-1로 앞선 2회말 1사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렸다.

류현진은 마이애미 선발 우완 에딘손 볼케스의 초구 시속 153㎞ 직구를 밀어쳐 2014년 7월 3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 이후 1천52일 만이자 개인 통산 6호 2루타로 연결했다.

다저스 투수가 올 시즌 장타를 쳐낸 것은 류현진이 처음이다.

류현진은 4회말 무사 1루에서는 보내기 번트를 대려다가 공에 오른 팔뚝 부위를 맞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의도한 출루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100% 출루였다.

류현진은 5-2로 앞선 6회초 1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크리스 해처에게 넘기고 선발 등판을 마쳤다.

두 타석만을 소화한 류현진은 올 시즌 타율을 0.333(9타수 3안타)까지 끌어올렸다.

13타석에서 안타 3개에 볼넷 2개, 사구 1개, 보내기 번트 1개를 얻어내 출루율은 5할에 달한다.

류현진은 현지 언론으로부터 ‘베이브 류스’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타격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그동안은 타격보다는 투구에 집중했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선발 투수였기에 그편이 팀에도 더 도움이 되는 길이었다.

류현진이 14승씩을 수확한 2013년과 2014년의 타율은 각각 0.207, 0.149였다. 출루율 역시 0.233, 0.167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빅리그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무장한 류현진은 올 시즌에는 타석 하나하나를 소홀히 대하지 않는다.

류현진은 6회초 1사 1루에서 저스틴 보어의 타구에 다리를 맞고 교체됐다.

류현진이 통증을 내색하지 않자 보다 못한 1루수 애드리안 곤살레스가 벤치에 다급하게 신호를 보내 교체를 유도했다.

직전 등판에서 10실점하며 무너졌던 류현진은 이날 실로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둬냈다. 류현진의 시즌 2승에는 투혼과 절실함이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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