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닷컴 “12개가 넘는 팀이 포스팅 참여”
800만 달러에서 2천만 달러 사이를 오르내리며 갖가지 추측을 낳았던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의 포스팅 금액이 베일을 벗었다.넥센 구단은 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박병호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포스팅 금액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최고 응찰액이 1천285만 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돈으로는 146억 원을 훌쩍 넘기는 거액이다. 박병호의 계약 기간에 따라 액수에 변동이 있겠지만 4년 계약에 연간 500만 달러 정도의 연봉을 가정했을 때 총 계약 규모는 4천만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애초 전망으로는 포스팅 금액이 나오면 박병호에게 베팅한 메이저리그 구단을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포스팅 금액이 최대 2천만 달러까지 나올 경우 그 정도의 액수를 지불할 능력이 있는 구단은 몇 개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스팅 최고 응찰액이 ‘올인’(all-in)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다소 애매하면서도 어느 정도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로 여겨질 수 있는 1천285만 달러로 밝혀지면서 구단 맞히기가 무척 어려워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박병호 포스팅에 참가한 한 구단에 따르면 12개가 넘는 팀이 포스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1루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모든 팀이 박병호 포스팅에 달려들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피츠버그도 박병호 포스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전날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박병호 포스팅 참여 여부를 묻는 지역 매체의 질문에 침묵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긍정의 신호였던 셈이다.
하지만, MLB닷컴은 “아이러니하게도 피츠버그가 영입한 강정호의 성공이 박병호의 포스팅 금액을 높여놨다”고 지적했다.
현재 1루수 대체 자원이 필요한 팀은 피츠버그를 비롯해 보스턴 레드삭스, 텍사스 레인저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탬파베이 레이스 등이 꼽힌다.
지난해 피츠버그가 내야가 꽉 찬 상황에서도 강정호를 영입한 것에서 보듯이 포지션이 중복된다고 하더라도 박병호의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는 팀이라면 영입전에 뛰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포스팅 금액이 1천만 달러를 넘은 이상 피츠버그, 클리블랜드, 탬파베이가 이 정도의 액수를 써냈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선수단 몸값을 합한 페이롤 순위에서 피츠버그는 30개 구단 가운데 25위, 클리블랜드는 26위, 탬파베이는 28위였다.
페이롤 순위 11위로 재정이 탄탄한 세인트루이스는 그동안 박병호에게 큰 관심을 표명한 구단이고, 강정호 때 피츠버그보다 적은 액수를 써내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큰 액수를 베팅했을 가능성이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1루수를 봤던 맷 아담스(0.240 5홈런 24타점), 마크 레이놀즈(0.2309 1홈런 48타점)가 부진하면서 우타 거포 1루수에 갈증을 느껴왔다.
하지만 내부 육성과 트레이드로 전력을 끌어올렸던 전례를 감안했을 때 세인트루이스가 1천만달러 이상을 적어냈을 거라고 보기에는 의문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에는 금액만 따져서 가정했을 때에는 보스턴(3위)과 텍사스(8위), 두 구단 중에 하나가 박병호에 베팅했을 가능성이 크다
보스턴은 올 시즌 좌익수를 봤던 핸리 라미레스를 1루수로 돌릴 복안을 갖고 있지만 데이브 돔브로스키 사장이 라미레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고, 텍사스는 1루수 미치 모어랜드가 잔부상이 많다는 점에서 박병호 영입전에 뛰어들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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