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여자단식 준결승 1-2 패배 결승행 실패
이소희-백하나는 김소영-공희용 꺽고 여복 결승행
17일 전영오픈 여자단식 4강전에서 야마구치 아카네를 상대하다 얼굴을 찡그린 안세영. AP 연합뉴스
안세영은 17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유틸리타 아레나에서 열린 2024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전영오픈(슈퍼 1000) 여자 단식 4강전에서 무려 82분의 격전 끝에 야마구치에게 1-2(10-21 21-19 14-21)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한국 선수로는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이 대회 여자단식을 제패했던 안세영은 2연패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안세영은 야마구치 상대 4연승 행진을 중단하며 상대 전적 10승13패를 기록했다. 안세영은 지난 10일 프랑스오픈 결승전에서 야마구치를 꺾고 우승했던 터라 이날 패배는 더욱 아쉬웠다. 여자단식 빅4 가운데 세계 2위 천위페이(중국)가 8강에서, 3위 타이쯔잉(대만)이 4강에서 5위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에 패해 탈락하는 등 이번 대회 우승은 야마구치와 마린이 다투게 됐다.
이날 안세영은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1게임부터 몸이 둔해 보였다. 클리어가 뒷선을 넘거나 대각 스매시나 드롭이 옆선을 자주 벗어났다. 야마구치가 안세영의 범실 사이사이 스매시를 꽂거나 헤어핀 대결에서 승리하며 거듭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안세영은 8-13에서 7점을 연속해서 잃는 등 다소 무기력하게 약 17분 만에 1게임을 내줬다.
2게임부터는 격전이 펼쳐졌다. 안세영은 랠리를 길게 가져갔다. 야마구치를 전후좌우로 뛰게 하며 체력을 떨어뜨리려는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야마구치의 범실이 잇따르며 안세영이 근소하게 앞서갔다. 하지만 안세영은 롱랠리에서 오히려 점수를 자주 내줬다. 야마구치의 수비가 빛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야마구치의 반대편 공격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기도 했다. 플레이 도중 왼쪽 허벅지를 살짝 잡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오른쪽 무릎이 기존 부상 부위라 왼발 쪽에 더 무리가 간 것으로 보였다. 자주 숨을 몰아쉬며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인 안세영은 그러나,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13-13 이후 1점 차로 엎치락뒤치락 시소게임을 벌이던 안세영은 19-19에서 야마구치를 향한 강한 스매시를 성공시키 게임 포인트를 잡은 뒤 야마구치의 스트로크가 네트에 걸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게임은 단식 한 경기를 뛸 시간인 약 35분이 걸렸다.
3게임은 정신력 싸움이었다. 안세영은 클리어가 뒷선을 넘어가는 실수가 거푸 나왔다. 야마구치는 서비스를 길게 넘어가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9-8까지 앞서던 안세영은 스매시가 엔드라인과 사이드라인을 거푸 벗어나며 흐름을 내주기 시작했다. 10-12에서 야마구치가 드롭을 떨구고 대각 스매시를 꽂고 빈 공간을 공략하는 등 공격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연속 4득점, 간격을 벌렸다. 안세영은 자주 허벅지를 잡았다. 야마구치의 스트로크를 따라가기 버거운 모습이었다. 결국 의무 시간을 요청하며 소염진통제를 허벅지에 뿌리기도 했다. 안세영의 장기인 대각 드롭이나 스매시가 평소보다 날카로움이 떨어졌는지 야마구치가 자주 건져 올렸다. 안세영은 안간힘을 다했으나 14-18에서 더 이상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고 패배를 곱씹었다. 경기 뒤 코트 밖에서 안세영은 잠시 주저앉아 있기도 했다. 3게임은 29분이 넘게 걸렸다.
17일 전영오픈 여자복식 4강전에서 김소영-공희용을 상대하는 백하나-이소희. AP 연합뉴스
힘에서 앞선 백하나-이소희와 노련미와 호흡이 돋보인 김소영-공희용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공방을 벌였으나 3게임에서 백하나-이소희가 체력적으로 우위를 보이며 결국 승리를 챙겨 상대 전적에서 4승1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영오픈 결승에서 김소영-공희용에게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던 백하나-이소희는 2년 연속 결승에 올라 금메달에 재도전하게 됐다.
백하나-이소희는 결승에서 세계 5위 마츠야마 나미-시다 치하루(일본)와 한일전을 펼친다. 백하나-이소희는 마츠야마-시다와의 상대 전적에서 8승2패로 앞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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