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높이뛰기 金 ‘인간새’ 듀플랜티스
아먼드 듀플랜티스
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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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높이뛰기의 ‘젊은 황제’ 아먼드 듀플랜티스(22·스웨덴)는 5일 일본 도쿄 팬파크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 오메가 쇼케이스에서 마련한 인터뷰에서 “굉장히 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점프를 하기까지 정말 많은 훈련과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며 “수도 없이 넘었지만 바를 넘는 그 순간은 정말 특별한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은퇴 이후 혜성과 같이 등장한 세계 육상의 슈퍼스타다. 2018년 6m를 넘어 유럽을 제패하며 주목받았고 지난해 실내 세계 기록(6m18)과 실외 세계 기록(6m15)을 독차지하며 슈퍼스타가 됐다.
특히 불멸로 여겨지던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의 실외 기록(6m14)을 26년 만에 갈아치워 인간의 한계에 대한 궁금증을 재소환했다.
라이벌 샘 켄드릭스(29·미국)가 코로나19 확진으로 올림픽 출전이 불발되자 도쿄에서 그를 견제할 선수가 없었다. 5m55, 5m80, 5m92, 5m97, 6m02를 모두 1차 시기에 넘어 여유 있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6m19에 도전했다가 정말 아쉽게 실패했지만 말이다.
아먼드 듀플랜티스는 장대높이뛰기 선수 출신 미국인 아버지와 철인 7종 경기 선수 출신 스웨덴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를 좇아 스웨덴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는데 스웨덴이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5일까지 따낸 금메달 2개 중 하나가 그의 것이다. 그는 아버지와 어머니, 형 안드레아스가 롤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오메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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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이 넘치는 그였지만 부담감에 잠을 설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듀플랜티스는 “트랙 위에서도 떨리긴 하지만 그냥 빨리 뛰어버리면 되고 트랙 위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며 “고민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잠이 잘 안 오는데 인생을 걸고 하는 도전에서 부담감에 잠이 오지 않으면 정말 곤욕”이라고 토로했다.
세계적으로 장대 높이뛰기 선수의 숫자가 많지 않아 한국의 진민섭과도 알고 지내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선수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듀플랜티스는 “이 스포츠의 어떤 부분을 좋아하고 사랑하는지 깨닫고 거기에 집중해 즐기면 된다”며 “난 항상 높이 뛰는 것과 속도를 끌어올리는 훈련, 경쟁을 즐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편안하고 익숙한 것에 벗어나 더 많은 도전을 해야 한다”며 “현재의 높이와 그립에 익숙해지면 발전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2021-08-0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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