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이 7일 일본 가나가와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요코하마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한국은 7일 일본 가나와가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결정전에서 8회초 빅이닝을 허용하며 6-10으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5회말 극적으로 역전에 성공하며 동메달을 꿈꿨지만 8회초 등판한 오승환이 5실점으로 무너지며 아쉽게 대회를 마쳤다.
경기가 끝난 후 선수단 분위기는 침울했다. 공식 기자회견장을 찾은 김현수는 눈물을 글썽였고 김 감독의 표정에도 아쉬움이 가득했다.
김 감독은 “제일 죄송한 건 국민들께서 많은 기대 보내주셨는데 부응 못 해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경기가 끝났지만 앞으로 매년 국제대회열리니까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해서 대표팀이 강해질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죄송하다”는 말을 꺼낸 건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김현수는 “최선을 다했는데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감독님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고 선수들도 잘 이끌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했다. 강백호도 “팬들 실망시켜 드려 죄송하다”면서 “좋은 경험했다 생각하고 앞으로 이런 국제대회에 나와서 조금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열심히 하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 중인 김 감독과 김현수, 강백호. 요코하마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김 감독은 “지고 난 다음에 거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감독으로서 마음이 아프다”면서 “이번 대회 많이 아쉬운 부분은 선발들을 걱정하고 이 대회에 왔지만 오늘도 생각보다 너무 빨리 마운드에서 교체가 이뤄지면서 우리 투수들도 조금 급하게 운영됐다”고 돌이켰다. 김 감독은 “좋은 선발을 빨리 만들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며 한국야구의 과제를 꼽았다.
이번 대회 결과로 한국은 ‘우물 안 개구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로서 다른 스포츠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연봉이 높은 데다 이번에 6개국이 참가한 대회에서 4등으로 마쳤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최근 일부 선수의 방역수칙 위반 파문으로 팬들의 시선이 싸늘하다 보니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기점으로 인기가 폭발한 프로야구는 이번 대회 노메달에 그치면서 리그 인기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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