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아! 김연아…10년전 ‘양태영 사태’ 데자뷔

<올림픽> 아! 김연아…10년전 ‘양태영 사태’ 데자뷔

입력 2014-02-21 00:00
수정 2014-02-2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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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접근 힘든 기술점 차별…경쟁자 ‘인상적 실수’에도 우승… ‘의심 살 소지 있는 심판진 구성’ 무성한 뒷말도 닮은꼴

김연아의 판정 논란이 10년 전 양태영 사태와 닮은꼴로 기시감(旣視感)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합계 219.11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금메달은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뒤졌으나 이날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에서 대량 득점한 개최국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4.59점)에게 돌아갔다.

양태영은 2004년 아테네 하계 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개인종합에서 57.774점을 얻어 1위 폴 햄(57.823점·미국)에 0.049점 차로 뒤져 3위를 기록했다.

바로 눈에 띄는 공통점은 대중이 판단하기 어려운 기술 수행점에서 한국 선수에게 박하고 해외 경쟁자에게 후한 평가가 이뤄졌다는 논란이다.

최종 점수를 살펴볼 때 심판의 재량에 따라 매겨지는 세부 영역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차별이 차곡차곡 쌓여 결국 전체 승부가 갈렸다는 것이다.

김연아는 실수가 아예 눈에 띄지 않았으나 여러 부문에서 기술 수행에 따른 가산점이 0점대에 머물렀다.

이에 반해 소트니코바는 한 차례 불안한 착지를 제외한 다른 대다수 부문에서 1점 중후반의 가산점을 획득해 고득점을 누렸다.

양태영도 연기 분석이 이뤄지기 전까지 대중이 전혀 알아챌 수 없는 부분에서 승부가 갈릴 만큼 점수가 삭감됐다.

그는 개인종합의 한 종목인 평행봉에서 심판진이 가산점 0.2의 연기를 0.1로 판정해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쳤다.

챔피언이 된 경쟁자의 바로 눈에 띄는 실수가 그의 연기 전체에 부정적 인상을 남겼다는 사실도 김연아, 양태영 논란의 공통점으로 꼽힌다.

소트니코바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명백한 착지 실수를 저질러 김연아보다 불안정하다는 인상을 남겼다.

양태영의 경쟁자인 햄도 개인종합 뜀틀에서 착지에 실패해 무대 밖으로 굴러 떨어지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두 선수 모두 상응하는 감점을 받기는 했으나 ‘두 발 착지 금메달’, ‘엉덩방아 챔피언’ 같은 비난을 면치 못했고 논란도 더 확산됐다.

심판진 구성을 두고 뒷말이 무성한 현상도 공통점이다.

이번 소치 올림픽의 여자 피겨 스케이팅 심판진에서 기술 요소를 평가하는 데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테크니컬 컨트롤러는 알렉산더 라케르니크(러시아)는 러시아피겨스케이팅협회 부회장이었다.

러시아 피겨스케이팅협회 회장의 부인인 알라 셰코브세바(러시아)도 김연아의 경기에 심판으로 참가했다.

양태영의 평행봉 경기에서 평가를 좌지우지한 주심은 미국인 조지 벡스테드였고 기술심 가운데 한 명은 햄의 고향에서 수년 동안 지도자, 심판으로 활동한 부이트라고 레예스(콜롬비아)였다.

김연아, 양태영 사태의 다른 점은 양태영 논란은 나중에 전문가 분석을 통해 오심으로 확인됐다는 사실이다.

국제체조연맹(FIG)은 판정 논란이 거세지자 자체 분석을 통해 양태영이 오심에 따른 0.1점 차 때문에 햄에게 금메달을 내줬다고 시인했다.

그러고는 오심에 책임이 있는 주심과 기술심 2명 등 심판진 3명을 제재해 승부조작이나 심판매수설로 논란이 확산되는 사태를 막았다.

대한체육회는 양태영이 금메달을 받게 해달라고 체육 분쟁을 판결하는 세계 최고법원인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오심 사태를 제소했다.

그러나 CAS는 승부조작이나 심판매수가 아닌 심판의 ‘인간적 실수’에 따른 오심의 결과는 번복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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