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아, 리우] 변방으로 밀려난 여자하키… 당신의 응원이 필요합니다

[봉지아, 리우] 변방으로 밀려난 여자하키… 당신의 응원이 필요합니다

한재희 기자
입력 2016-08-14 22:30
수정 2016-08-14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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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무4패 최하위로 대회 마감

선수층 얇고 코칭스태프 부족
선수들 외로운 싸움 힘 보태야


‘1무 4패.’

한국 여자 하키 대표팀의 공격수 천은비(왼쪽 두 번째)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하키 센터에서 열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전반 17분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스페인에 2-3으로 역전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리우데자네이루 AP 연합뉴스
한국 여자 하키 대표팀의 공격수 천은비(왼쪽 두 번째)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하키 센터에서 열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전반 17분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스페인에 2-3으로 역전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리우데자네이루 AP 연합뉴스
한국 여자 하키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받아 든 성적표다. 한국은 6개 팀이 속한 A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 이후 20년 만의 메달 획득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가지고 리우에 입성했지만 세계의 높은 벽만 실감했다. 한진수(51) 여자 하키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매번 자리에서 일어나 목청껏 지시를 했지만 단 한 번도 활짝 웃을 수 있는 경기가 없었다. 세계랭킹 8위인 한국은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네덜란드(1위), 뉴질랜드(4위), 중국(6위)은 물론이고 독일(9위), 스페인(14위)에도 맥을 못 췄다.

여자 하키팀은 13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하키센터에서 펼쳐진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며 2-3으로 패했다. 비록 이날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조별리그 탈락이 결정돼 있었으나 ‘꼭 승리해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다짐했던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다. 주장인 한혜령(30·kt)은 눈물과 땀이 뒤섞인 얼굴로 “선배로서 잘해 줬어야 하는데 아쉽다.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하며 자책했다. 한 감독도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로 “경기에 지고 나서 선수들이 침울해 있다. 우는 선수들도 있는데 울지 말라고 말했다. 부족한 것을 보완해 다시 시작하자고 다독였다”며 “당초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와 아쉽다. 선수층이 얇아서 기량이 부족했고, 코칭스태프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대표적 비인기 종목인 여자 하키의 부진은 어쩌면 이미 예견돼 있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여자 하키는 4년에 한 번 있는 올림픽 경기마저 방송에 제대로 중계가 안 될 정도로 외면을 받고 있다. 그렇다 보니 선수층도 얇다. 여자 하키는 실업팀 여섯 곳과 대학팀 세 곳을 합쳐 선수가 전부 200명 남짓에 불과하다. 남자 하키 선수들까지 합친다 해도 등록 선수는 800명 정도다.

최종전에서 패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을 보고 있자니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짠해졌다. 경기마다 이를 악물고 뛰었지만 소용이 없었다는 것에 허탈해하는 모습이었다. 이제는 그들만 외롭게 애쓰도록 놔두지 말고 우리도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 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리우데자네이루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6-08-15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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