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식의 얼굴’ 각 나라 기수들
올림픽 개회식에서 또 다른 볼거리는 각 나라의 대표단 기수다. 출전국들은 주로 그 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포츠 스타에게 깃발을 맡기지만 각국의 정치·사회적 상황을 상징하는 인물을 기수로 선택하기도 한다.우리나라는 ‘미남 검객’ 구본길(27)에게 기수를 맡겼다. 구본길은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의 사상 첫 펜싱 단체전 금메달을 이끈 주인공으로 펜싱 실력뿐 아니라 키 182㎝의 큰 키에 잘생긴 외모까지 갖췄다.
스페인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테니스 금메달리스트인 세계랭킹 4위 라파엘 나달(30)이 기수를 맡는다. 나달은 테니스 메이저대회 남자단식 우승컵을 14개나 수집한 스타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기수로 선정됐으나 부상 탓에 불참했다. 덴마크도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였던 ‘미녀 스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26)가 기수로 나선다.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는 여자 요트 선수인 소피아 베카토루(39)를 맨 앞에 세운다. 1896년 1회 대회 이후 남자 선수에게만 맡기던 기수를 처음으로 여자 선수에게 넘겼다. 베카토루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란은 여자 장애인 선수인 양궁의 자흐라 네마티(31)가 휠체어를 탄 채 깃발을 들고 선수단을 이끈다. 척수장애를 가진 네마티는 2012년 런던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이번에는 비장애인들이 출전하는 올림픽 메달도 노리고 있다. 양궁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기 규정이 똑같아 동등하게 겨룰 수 있는 종목이다.
르완다는 남자 사이클 선수 아드리안 니욘수티(29)가 4년 전 런던올림픽에 이어 다시 기수를 맡는다. 니욘수티는 1994년 르완다 대학살 때 형제 6명을 포함해 일가족 60명을 잃은 선수로, 악몽과 고통의 질곡을 벗어나기 위한 르완다 사람들의 희망을 담았다.
프랑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2012년 런던올림픽 유도에서 금메달을 딴 테디 리네르(27)를 이번 대회 기수로 선정했고, 이탈리아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 자유형 200m 금메달을 따낸 미모의 수영 스타 페데리카 펠레그리니(28)가 기수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독일은 올림픽 기수를 사상 처음으로 투표로 뽑는다. 독일은 424명의 참가 선수 중 후보 5명을 추려 선수와 팬 투표로 기수를 선정하는데, 최다 득표를 한 선수는 4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 현지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리우데자네이루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6-08-04 2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