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에 0-1…손흥민 “제가 경기를 망친 것 같아 너무 죄송”

온두라스에 0-1…손흥민 “제가 경기를 망친 것 같아 너무 죄송”

이슬기 기자
입력 2016-08-14 10:38
수정 2016-08-1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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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위로할 수 없는 눈물
<올림픽> 위로할 수 없는 눈물 13일(현지시간) 오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축구 8강전 한국과 온두라스의 경기에서 0-1 패배로 4강 진출이 좌절된 뒤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6.8.14
연합뉴스
한국과 온두라스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축구 8강전이 끝난 뒤 손흥민(토트넘)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끝내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이 온두라스의 승리로 끝났음을 알리는 종료 휘슬이 울리자 온두라스 선수들은 자국 국기를 들고 운동장으로 뛰어들어왔다.

그러나 수차례 공격에도 불구하고 역습 한방에 무너진 우리나라 선수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특히 이날 수차례 공격 기회를 놓쳤던 손흥민은 경기가 끝나자 주심에게 달려가 강력히 항의했다.

손가락을 펴 보이는 등 온두라스가 ‘침대 축구’로 경기 시간을 끌었지만, 추가시간을 3분만 준 데 대해 항의하는 듯했다.

골키퍼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 등도 경기에 진 아쉬움에 주심에게 함께 항의하는 모습이었다.

심상민(서울 이랜드)이 말리려 했지만, 항의는 한동안 이어졌다.

그러나 이미 경기는 끝난 뒤였고 결과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

결국,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꿇어앉아 오열했다.

무엇보다 이날 완벽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점과 결승골의 빌미가 된 패스 실수 역시 자신의 발끝에서 시작됐다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주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손흥민을 위로하려 했지만,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손흥민뿐 아니라 태극전사들은 그라운드 여기저기 흩어져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팀 주장인 장현수(광저우푸리)를 비롯해 90분간 체력을 쏟아부은 선수들은 땀인지 눈물인지 모르게 얼굴이 젖어있었고, 고개를 숙이거나 무릎에 손을 대고 그라운드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라운드로 나온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을 위로하며 들여보냈고 선수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나왔다.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 들어선 손흥민의 두 눈은 울음 때문에 붉게 충혈돼 있었다.

“제가 득점 기회를 놓쳤고 경기를 망친 거 같아서 너무 죄송해요.”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손흥민의 눈에서는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그는 “열심히 뛴 어린 선수들에게 비난은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 보면서 제가 너무 미안했다”고 흐느꼈다.

이어 “다들 고생했는데, 너무 아쉬운 결과 남겨서 형들에게 미안하고 코칭스태프, 후배들, 국민께 죄송하다”며 “조금이라도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아 주심에게 항의했다. 아쉬움보다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라커룸에서도 너무 미안해서 동료들의 얼굴을 못 봤다”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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