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김연경만으로는 안된다’

여자배구 ‘김연경만으로는 안된다’

입력 2012-08-09 00:00
수정 2012-08-0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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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미국과 준결승..’토털 배구’만이 전력 열세 극복

2012 런던올림픽 여자 배구 8강에서 맞붙은 한국과 이탈리아는 끈끈한 조직력이 돋보이는 팀들이다.

또 양팀은 김연경(한국), 안토넬라 델 코레(이탈리아)라는 걸출한 해결사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비슷한 팀 색깔을 지닌 양 팀의 승부에서 한국이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제 몫을 다해준 김연경 외에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활약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7일 저녁(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얼스코트에서 열린 준결승 경기 초반 이탈리아에 무기력하게 끌려가던 한국은 1세트 후반 ‘2인자 세터’로 불린 이숙자(GS칼텍스)가 코트에 들어서면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주전 세터 김사니(흥국생명)가 좌우 날개 공격수에게 주로 공을 토스하는 성향을 보이는 데 반해 이숙자는 중앙 속공에 빼어난 토스웍을 자랑한다.

이숙자는 팀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하며 정대영(GS칼텍스)과 양효진(현대건설)을 활용한 중앙 속공의 비중을 늘리는 등 다채로운 공격 루트를 가동하면서 이탈리아의 혼을 뺐다.

이탈리아 수비수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거포’ 김연경의 위력이 배가된 것은 물론 한송이(GS칼텍스), 황연주(현대건설)의 공격도 덩달아 살아났다.

반면 이탈리아는 가운데에서 라이트로 돌아나가며 때리는 이동 공격이 한국 블로킹에 읽히면서 중요한 득점 루트를 잃었다.

이탈리아는 단조로운 공격으로 일관하면서 블로킹 개수에서도 한국에 9-12로 뒤지고 말았다.

9일 오후 3시(한국시간 11시)에 펼쳐지는 세계 최강 미국과의 준결승에서도 에이스인 김연경은 당연히 제 몫을 다해줘야 한다.

하지만 한국이 세계 최강 미국을 넘어서기 위해선 김연경 외에 나머지 선수들도 깜짝 활약을 펼쳐야만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형실 여자 대표팀 감독은 “(김)연경이가 체력이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면서 “예전에는 가볍게 스파이크를 때렸는데 어제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는 몸이 좀 무거워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연경이가 30점 이상을 올려줘야 이기는 게임을 할 수 있는데, 어제는 28득점에 그쳤다. 견제를 많이 당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연경이 외에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김연경이 롤모델이라고 밝힐 정도로 공격과 수비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는 로건 톰이 버티는 팀이다.

또 이번 대회에서 김연경(165득점)과 에카테리나 가모나(러시아·124득점)에 이어 득점 3위에 오른 데스티니 후커(123득점)가 공격 전방에 선다.

블로킹 부문 1위와 3위에 각각 오른 폴루케 아킨라데오(191㎝), 데스티니 후커(191㎝)는 철벽 블로킹을 자랑한다.

대한배구협회 자료를 보면 한국은 2005년 서울에서 열린 그랑프리 대회에서 미국에 3-2 승리를 거둔 이후 지난해까지 네 차례의 국제대회 맞대결에서 아직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전 역대 전적은 22승28패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3승11패의 절대 열세다.

지난달 28일 열린 런던올림픽 미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도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했다.

그러나 미국으로부터 한 세트라도 따낸 팀은 한국과 랭킹 2위인 브라질밖에 없다.

미국과의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전혀 주눅들지 않고 팽팽한 승부를 펼친 만큼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김형실 감독은 “미국은 타점이 높고 선수들이 골고루 포인트를 올리는 게 장점”이라며 “한 박자 빠르게 미국의 공격을 차단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인 틀은 주전 세터 김사니를 중심으로 기존 멤버 그대로 가겠지만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면 적절하게 선수를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 배구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준우승팀인 미국을 상대로 사상 첫 올림픽 결승 진출의 쾌거를 거둬낼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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