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명문 로페스家의 쓸쓸한 퇴장

태권도 명문 로페스家의 쓸쓸한 퇴장

입력 2012-08-11 00:00
수정 2012-08-1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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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태권도 명가인 로페스 가문이 런던올림픽에서 쓸쓸히 퇴장했다.

스티븐 로페스(34)는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런던 사우스아레나에서 여린 2012 런던올림픽 태권도 남자 80㎏급 첫 경기(16강전)에서 라민 아지조프(아제르바이잔)에게 2-3으로 졌다.

이로써 올림픽에서 세 번째 금메달을 노렸던 스티븐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스티븐은 아지조프가 8강에서 마우로 사르미엔토(이탈리아)에게 1-2로 패하는 바람에 패자부활전에도 나설 수 없게 됐다. 스티븐의 런던올림픽은 단 한 경기로 끝났다.

스티븐의 여동생 다이애나 로페스(28)도 전날 여자 57㎏급 16강전에서 허우위줘(중국)에게 패했다.

다이애나는 허우위줘와 3라운드까지 0-0으로 비긴 뒤 서든데스로 진행되는 연장에서 28초 만에 결승점을 내주고 무릎 꿇었다.

다이애나는 패자부활전에 나섰지만 수비 미코넨(핀란드)에게 4-9로 패해 빈손으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4남매 중 셋째인 마크 로페스(30)는 남자 68㎏급 미국 대표선발전에서 테런스 제닝스에게 져 아예 런던올림픽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로페스 가문은 세계적인 태권도 명문이다.

니카라과 출신으로 1970년대 초 미국으로 건너가 정착한 부모가 맏아들인 진 로페스(38)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로페스가(家)와 태권도의 인연이 시작됐다.

아버지 훌리오와 큰아들 진의 태권도에 대한 열정이 태권도 명가로 발돋움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신체조건이 빼어난 로페스 가문의 남매들은 한국 사범의 영향을 받지 않고 실전 위주의 독창적인 태권도를 구사하면서 승부 근성까지 강해 세계적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스티븐과 마크, 다이애나는 2005년 마드리드(스페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1위에 올라 세계 태권도계를 놀라게 했다.

이들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도 나란히 미국 대표로 출전했다.

미국에서 일가족 세 명이 선수로 올림픽에 나선 것은 1904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제3회 대회 때 체조경기의 트리츨러 가문(에드워드, 리처드, 윌리엄 3형제) 이후 104년 만이었다.

당시 맏형인 진 로페스는 미국 태권도대표팀 코치를 맡아 4남매가 모두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했다.

진은 선수 시절 미국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국제대회에서 30여 개의 금메달을 딴 스타였다.

로페스 3남매는 베이징올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땄다.

마크가 은메달, 스티븐과 다이애나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티븐은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수확했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5회 연속 우승기록을 쓴 스티븐은 2000년 시드니(68㎏급), 2004년 아테네 올림픽(80㎏급)에서 거푸 금메달을 땄다.

스티븐은 런던 대회 출전으로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시드니 대회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는 업적을 남겼다.

하지만 그도 세월을 빗겨갈 수는 없었다. 4회 연속 올림픽 메달이라는 더 큰 성과는 남기지 못한 채 올림픽 무대에서 내려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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