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방석과 쓸쓸한 냉대..희비 갈린 선수들

돈방석과 쓸쓸한 냉대..희비 갈린 선수들

입력 2012-08-11 00:00
수정 2012-08-1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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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광고 문구처럼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딴 선수들과 그렇지 못한 선수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금메달을 따낸 선수들은 귀국 후 부와 명예가 기다리고 있는 반면 메달 획득에 실패했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들은 고국 팬들로부터도 이렇다 할 환영을 받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대표적인 경우가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양학선(20·한국체대)이다.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양학선은 어려운 가정환경이 알려지며 곳곳에서 그를 돕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SM그룹에서는 아파트 한 채를 선물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농심에서는 그가 좋아하는 너구리를 무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양학선에게 격려금 5억원을 지급했고 전북도의회에서도 금일봉을 전달하며 금메달 쾌거를 치하했다.

또 체조협회 포상금 1억원까지 받게 돼 양학선은 이번 대회 금메달로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손에 넣게 됐다.

체조 여자 개인종합에서 우승한 개비 더글러스(미국)도 비슷한 경우다.

더글러스의 어머니 내털리 호킨스는 남편과 이혼한 뒤 비싼 훈련비를 혼자 감당하다가 지난 1월 버지니아 지방법원에 채무 상환 기간을 늦춰줄 것과 채무를 감면해 달라고 요청했다.

법원은 호킨스의 파산 신청을 받아들여 앞으로 5년에 걸쳐 매달 400 달러(약 45만원)씩 빚을 갚으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더글러스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앞으로 4년간 최소 500만 달러에서 1천만 달러(약 113억원)까지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신문 차이나데일리는 한 스포츠 에이전트의 말을 빌려 “금메달리스트라고 해서 아무나 마케팅에 이용할 수는 없다. 더글러스는 젊음, 여성, 스토리, 환한 미소 등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는 특징들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

차이나데일리는 “배드민턴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린단(중국)은 대표팀 스폰서인 스포츠 용품업체 리닝의 주가를 12%나 오르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리닝에서 린단에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할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베네수엘라에 44년 만에 금메달을 선사한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의 루벤 리마르도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으로부터 ‘독립 영웅’ 시몬 볼리바르의 복제 칼을 선물 받았다.

그는 또 귀국 후 수도 카라카스에서 기념 퍼레이드가 예정돼 있는 등 베네수엘라의 새로운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고도 메달을 놓친 선수들은 주위로부터 이렇다 할 관심을 끌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인 예가 인도 남자하키 대표팀이다. 인도는 지금까지 올림픽 금메달을 8번이나 차지한 이 종목 전통의 강호다.

1928년 암스테르담 대회부터 1956년 멜버른 대회까지 6회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그러나 1980년 모스크바 대회 금메달을 끝으로 메달권 진입에 실패하더니 이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5전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비제이 쿠마르 매러트라 인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이 나라에서는 스포츠를 중요하게 여기는 적이 없다. 오직 빈곤 퇴치에만 매달릴 뿐”이라고 아쉬워했다.

스페인 사격 선수 파티마 갈베스도 마찬가지다. 여자 트랩에 출전한 그는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자로 이번 대회 금메달 후보로 꼽혔으나 결국 5위에 머물렀다.

주위의 실망에 갈베스는 “스페인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예산이 깎이니 메달도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나라 사정 탓을 했다.

브라질 수영 선수 세자르 시엘로도 주위의 금메달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고개를 숙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50m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이 종목 세계 기록 20초91을 갖고 있어 금메달이 유력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동메달에 머물렀다.

브라질에서 온 한 관람객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브라질에서 2,3위는 아무 소용이 없다. 공항에서 시엘로를 맞아줄 사람은 그의 가족과 친구들뿐일 것”이라고 차갑게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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