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사우디의 양성평등

‘갈길 먼’ 사우디의 양성평등

입력 2012-08-11 00:00
수정 2012-08-1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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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도전한 사우디 아라비아 여자 선수들이 사우디에서 영웅 대접을 받기는커녕 증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야후스포츠가 11일 보도했다.

사우디는 양성평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에 못이겨 2012 런던올림픽에 유도의 워잔 샤히르카니와 육상 800m의 사라 아타르 등 여자선수 2명의 출전을 허용했다.

이들은 개막전부터 히잡 착용 등의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고 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사우디 여성의 위상을 널리 떨치려는 이들의 도전은 전세계로부터 많은 관심과 격려를 받았다.

하지만 정작 사우디 내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영문판 사우디 가제트의 편집장 하레드 알-미나는 “샤히르카니와 아타르에 대해 기사를 쓴 언론은 우리밖에 없다”라며 “이 선수들이 영웅이고 모든 국민이 함께 이들을 축하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샤히르카니와 아타르의 출전은 여성 스포츠 발전에 상징적인 의미를 띠고, 세계 여성들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

하지만 이들이 참여하게 된 동기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알-미나는 “샤히르카니와 아타르가 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여성 선수를 내보내지 않는다면 사우디가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해서다”라며 “나는 자유언론 지지자이지만 이 선수들에 대해 모욕적인 말이 오가서 마음이 아팠다”라고 설명했다.

사우디 가제트는 이 여성 선수들에 관한 기사를 싣었다는 이유로 보수파로부터 많은 항의를 받았다.

다른 신문들은 이들의 기사 대신 압둘라 알 사우드 왕자가 이끄는 승마 대표팀이 장애물비월 경기에서 동메달을 따낸 것을 대서특필했다.

자신이 창단한 여성 농구팀을 데리고 요르단에서 시합을 뛰는 알-미나의 딸 리나 알-미나는 이번 올림픽 때 자신의 농구팀이 사우디 대표로 올림픽에 나설 수 있게 해달라고 IOC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리나 알-미나는 “보수파는 우리가 여성이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고 있고, 비도덕적이고 무례하다고 말한다”라며 “우리는 단지 스포츠를 사랑하고 경기를 하고 싶을 뿐이지만 보수파는 그들만의 생각이 있고 이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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