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투척사건 상벌위에 쏠린 눈…“무관중 징계 불가피”

물병투척사건 상벌위에 쏠린 눈…“무관중 징계 불가피”

강국진 기자
강국진 기자
입력 2024-05-15 17:09
수정 2024-05-1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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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1에서 최근 발생한 대규모 물병 투척 사건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처벌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6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인천 유나이티드 징계 문제를 논의한다고 15일 밝혔다. 관건은 무관중 경기 징계 여부에 쏠린다. 선수가 다치는 폭력 사건이었고 최근 인기몰이를 하던 K리그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을 고려할 때 무관중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병 투척 사건은 지난 11일 K리그1 12라운드 인천과 서울 경기 직후 발생했다. ‘경인더비’로 주목받았던 이 경기에서 인천이 원정팀 서울에 1-2로 패한 데다 경기가 끝난 뒤 서울 골키퍼 백종범이 인천 서포터즈들을 도발하는 세리머니를 하자 이에 분노한 인천 팬들이 그라운드에 물병 약 80개를 집어던졌다. 이 과정에서 기성용(FC서울)이 급소에 물병을 맞아 쓰러지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지금까지 ‘이물질 투척’만으로 무관중 징계가 내려진 적은 없다며 무관중 징계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하지만 단순히 ‘이물질 투척’이 아니라 좀 더 징계 수위가 높은 ‘관중의 소요 사태’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준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물병 투척의 범위와 수위, 선수가 다쳤다는 점, 해외사례 등을 고려하면 무관중 경기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연맹이 재발 방지를 위해 일벌백계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했다.

K리그 상벌 규정에 따르면 ‘관중의 그라운드 내 이물질 투척’에 대해 프로축구연맹은 무관중 홈경기, 연맹이 지정하는 제3지역 홈경기 개최, 300만원 이상 제재금, 응원석 폐쇄 등 징계를 할 수 있다. ‘관중의 소요 사태’는 무관중 홈경기, 제3지역 홈경기 개최, 500만원 이상 제재금, 응원석 폐쇄뿐 아니라 10점 이상 승점 감점과 하부리그 강등까지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K리그에서 무관중 징계는 두 차례 있었다. 2012년 3월 인천과 대전시티즌(현 대전 하나 시티즌) 경기에서 대전 원정 팬이 그라운드로 난입해 인천 구단 마스코트를 폭행했고, 2017년 8월에는 부천FC와 경남FC 경기에서 부천 홈 팬들이 그라운드로 내려와 기물을 파손하고 경남 선수단의 차량 진출로를 가로막았다. 모두 물병 투척보다 직접적인 물리적 가해가 있었다.

인천에 부과하는 제재금 역시 역대 가장 큰 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병을 약 80개 투척했다는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수준인 데다 선수가 다쳤다는 것 역시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수원 삼성이 K리그1 최종전에서 강등이 확정되자 팬들이 연막탄과 물병을 그라운드로 던졌다가 500만원 제재금 부과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9월에는 심판이 관중이 던진 물병에 맞는 일이 벌어지면서 대전 하나 시티즌이 제재금 1000만원 징계를 받았다.

상벌위와 별개로 인천은 오는 25일과 29일 홈경기에서 응원석을 전면 폐쇄하고, 물병 투척 당사자에게 19일까지 자진신고하지 않으면 경찰에 고발하고 손해배상까지 청구하겠다는 자체 후속 조치를 지난 13일 발표했다. 인천 서포터스도 지난 14일 앞으로 세 경기에서 단체응원을 주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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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포터스가 내던진 물병
인천 서포터스가 내던진 물병 지난 11일 프로축구 2024 K리그1 12라운드가 열린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이 한꺼번에 집어 던진 물병들이 그라운드에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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