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프로 선수들 거래 살펴보니
볼티모어, 윤석민 KIA 복귀에 1弗 요구
바르사, 메시에 바이아웃 7억 유로 책정
네이마르·음바페, 오일 머니로 몸값 폭등
다저스, 류현진에 ‘행운의 숫자’ 3·7 제시
프로선수의 몸값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다. 좋은 선수 영입을 위해 구단은 천문학적인 액수를 선수 몸값으로 지불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치가 떨어지면 몸값이 수직 하락하기도 한다.
미국 프로야구 최고 부자 구단 뉴욕 양키스가 최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1달러’를 지불했다. 금액의 정체는 포수 롭 브랜틀리를 영입하기 위한 것. 양키스는 게리 산체스, 에릭 크래츠 등 2명의 포수로 시즌을 치르는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샌프란시스코가 전력 외로 분류한 브랜틀리를 데려왔다.
1달러는 메이저리그(MLB)에서 상징적인 금액으로 구단은 활용이 어려운 선수를 다른 구단에 보낼 때나 해외 선수를 자국으로 돌려보낼 때 이적료 1달러를 활용한다. 실제로 윤석민이 KIA 타이거즈로 복귀할 때도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은 ‘다른 미국 구단에서 뛰지 않는다’는 조건과 함께 KIA에 이적료 1달러를 요구했다.
해외 선수를 영입하고자 MLB 구단은 원 소속 구단에 이적료 개념인 포스팅 금액을 지불하는 데 상징적인 숫자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2012년 LA 다저스는 류현진 영입을 위해 2573만 7737달러 33센트의 이적료를 적었다. 당시 현지 언론은 ‘7’과 ‘3’이 한국에서 행운의 의미로 풀이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2006년 보스턴 레드삭스는 ‘1’을 행운의 숫자로 여긴 구단주의 뜻에 따라 마쓰자카 다이스케 영입에 5111만 1111달러 11센트의 금액을 책정했다. 2011년 텍사스 레인저스는 다르빗슈 유 영입에 5170만 3411달러의 금액을 적었다. 3411은 구단 최고경영자이자 텍사스의 전설 놀런 라이언의 현역 시절 등번호 ‘34’와 다르빗슈의 일본 등번호 ‘11’을 조합한 숫자다.
축구는 이적료가 가장 잘 발달한 종목이다. 한국 축구선수 중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손흥민의 이적료는 7560만 유로(약 102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리오넬 메시가 소속팀 FC바르셀로나에 이적을 요청해 축구계가 들썩이는 가운데 바르셀로나가 책정한 바이아웃 금액이 1조원에 가까운 7억 유로(약 9823억원)에 달해 화제가 됐다. 네이마르 영입을 위해 파리 생제르맹이 바르셀로나에 지불한 역대 최고액 2억 2200만 유로(약 3087억원)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적료의 개념은 좁게 한정하면 축구에만 있다. 야구나 농구는 자유계약(FA)이나 트레이드 제도가 발달해 있어 이적료 없이 팀을 옮기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수 영입을 위한 구단 간의 자본 거래’로 범위를 넓히면 이적료는 스포츠 비즈니스의 세계에 폭넓게 퍼져 있다.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은 27일 “자본주의 사회에서 축구의 이적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네이마르나 음바페가 이적료를 천문학적으로 올려놓은 케이스인데 여기에는 오일머니의 영향이 크다. 요즘은 완전히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20-08-28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