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리틀 팀 킴’이 낳은 기적

스무 살 ‘리틀 팀 킴’이 낳은 기적

한재희 기자
입력 2019-03-28 23:28
수정 2019-03-29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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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청 팀, 세계선수권 동메달 효과…한국 女컬링 랭킹, 세계 2위 역대 최고

선수 355명·경기장 6곳 열악함 훌훌
팀 킴 파문 딛고 이뤄낸 쾌거 큰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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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컬링 국가대표 ‘리틀 팀 킴’(춘천시청)이 지난 24일 덴마크 실케보르에서 열린 2019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스위스와의 준결승에서 온힘을 다해 브러시로 빙판을 닦으며 스톤을 하우스로 이끌고 있다. 왼쪽부터 김혜린, 김수진, 양태이.  세계컬링연맹 제공
여자컬링 국가대표 ‘리틀 팀 킴’(춘천시청)이 지난 24일 덴마크 실케보르에서 열린 2019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스위스와의 준결승에서 온힘을 다해 브러시로 빙판을 닦으며 스톤을 하우스로 이끌고 있다. 왼쪽부터 김혜린, 김수진, 양태이.
세계컬링연맹 제공
한국 여자컬링이 아시아·태평양 국가로서는 역대 최고인 세계 랭킹 2위에 올랐다.

한국은 세계컬링연맹(WCF)이 28일 발표한 2018~19 여자컬링 세계 랭킹에서 65.907점으로 스웨덴(81.569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17~18 6위를 뛰어넘는 한국 여자컬링 역사상 최고 랭킹이다. 이는 2006년에 컬링 세계 랭킹이 도입된 이후 아시아·태평양 국가가 달성한 역대 최고 순위다.

세계적인 컬링 강국인 캐나다가 3위(63.382점), 2019년 세계선수권 우승팀인 스위스가 4위(59.559점), 일본은 56.520점으로 5위였다.

한국 여자컬링은 ‘팀 킴’(경북체육회)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컬링 사상 첫 메달(2위)을 차지한 덕에 2018년 세계 랭킹을 6위까지 끌어올렸다. 올림픽 이후 ‘팀 킴’ 선수들이 지도자와의 마찰을 겪으며 잠시 주춤한 사이 ‘리틀 팀 킴’이라 불리는 춘천시청팀이 분전했다. 1999년생 동갑내기로 이뤄진 ‘리틀 팀 킴’은 2019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3월 16~24일)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랭킹 포인트를 대거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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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초중고등학교와 일반부의 컬링 선수를 모두 합치면 765명이다. 그중 여자 선수는 355명뿐이다. 국내 컬링 전용 경기장은 서울·강릉·의성·진천·인천·의정부 6곳에 불과하다. 컬링 등록 선수만 200만명이 넘고, 전용 경기장은 1400~1500곳에 달하는 캐나다와 비교하면 초라한 현실이다.

경기 의정부시와 충북 진천군의 컬링장을 오가며 훈련한 ‘리틀 팀 킴’은 세계선수권이 끝난 뒤 “춘천에도 컬링장이 생기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낸 바 있다. 한국 여자컬링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컬링 강국들을 제치고 쑥쑥 성장했다.

윤형기 숭실대 스포츠학부 교수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컬링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경북체육회, 춘천시청, 경기도청 등이 경쟁력 있는 팀으로 성장했다. 정상급 실력의 세 팀이 경쟁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춘천시청팀은 20살로 어린 데다 잠재력도 많아 ‘깜짝 2위’가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상위권에 머물 것 같다. 국내 저변이 열악하지만 언젠가는 1위까지 올라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9-03-2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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