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브리지연맹(WBF)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정식 회원단체이며 일반적인 반도핑 규정을 그대로 적용받기 때문이다. 모나코브리지연맹(MBF)은 세계 랭킹 1위 가이어 헬게모(49·모나코)가 임신 촉진제로 쓰이는 클로미펜과 합성 테스토스테론 제제에 대한 양성반응이 검출돼 오는 11월 20일(이하 현지시간)까지 1년 동안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 등 두뇌 게임인 브리지에 “완전히 어울리지 않는” 반도핑 규정을 손질하도록 WBF가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영국 BBC가 지난 1일 전했다.
질베르트 비발디 모나코연맹 회장은 “반도핑 규정이 두뇌 스포츠이자 마인드 게임인 브리지의 특성을 간과한 채 적용될 수는 없는 일”이라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지적 능력에 진지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노르웨이 출신이지만 브리지 게임에는 모나코 대표로 나서는 헬게모는 지난해 9월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월드브리지시리즈 대회 도중 샘플을 제출했는데 양성반응이 나와 잠정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노르웨이브리지연맹의 칼안느 옵살 회장은 그가 복용한 약물들이 “성적을 향상시키지 않았다”며 “가이어 헬게모는 노르웨이 대표팀에서도 활동한 적이 있으며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였다. 브리지계의 많은 이들이 가이어를 알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출장 정지 징계를 마친 뒤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헬게모가 도핑에 걸린 첫 브리지 선수는 아니다. 2015년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브리지 선수의 3.6% 정도가 도핑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2017년 헬게모와 세계 랭킹 2위 토르 헬네스(61·노르웨이)는 나란히 세금 탈루 의혹으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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