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몸통 의혹’ 속 축구계 왕좌 지킨 블라터

‘부패몸통 의혹’ 속 축구계 왕좌 지킨 블라터

입력 2015-05-30 03:44
수정 2015-05-30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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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 총회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제프 블라터(79) 회장은 17년간 ‘세계 축구 대통령’으로 군림한 인물이다.

총회 직전 FIFA의 부패 추문이 터지면서 ‘부패의 몸통’이라는 의혹을 받았지만 회장 자리를 지켜냈다.

스위스에서 태어난 블라터는 로잔대학에서 경제학 학위를 받았고 1964년 스위스 아이스하키연맹 사무국장으로 체육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시계 제조업체 론진의 홍보담당 이사를 거쳐 1975년 FIFA 기술위원회 내 소위원회의 기술이사로 FIFA에 발을 들여놨다.

FIFA에 들어온 지 2년 만인 1977년 기술위원으로 승진한 블라터는 당시 브라질 출신인 주앙 아벨란제 회장의 두터운 신임 속에 1981년 사무총장에 올랐다.

1998년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한 그는 예상을 깨고 당시 유력후보였던 레나르트 요한손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을 물리치고 세계 축구계의 수장이 됐다.

이 때도 블라터는 선거에서 돈을 뿌렸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별다른 문제없이 그냥 넘어갔다.

그는 2002년 재선에 성공한 뒤 임기를 1년 연장했고, 2007년 단독 출마해 3선에 성공하면서 장기집권체제의 기틀을 마련했다. 블라터는 2011년에도 단독출마해 4선에 올랐다.

블라터 체제가 계속되면서 FIFA 안팎에서 각종 의혹과 추문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뇌물이 오고갔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블라터가 5선에 성공했다는 것은 세계 축구계에서의 막강한 영향력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블라터의 앞길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패의 온상이라는 의혹을 받는 FIFA를 정상 궤도에 올리는 한편 이번 선거과정에서 확실하게 등을 돌린 유럽축구연맹(UEFA)과의 관계도 개선해야 한다. 당장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유럽국가들의 보이콧으로 반쪽으로 치러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 상태다.

또한 스위스 당국이 부패혐의로 체포한 FIFA 고위직 7명은 모두 블라터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블라터 회장이 당장 체포를 면했다고 하더라도 언제든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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