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하프마라톤] 걱정 날리고, 활력 살리고… 1만명 숨어 있던 질주 본능 뽐내다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걱정 날리고, 활력 살리고… 1만명 숨어 있던 질주 본능 뽐내다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5-05-17 23:38
수정 2015-05-18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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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저모

“새끼손가락을 하늘로 뻗고 우리 모두 약속해요. ‘안전제일’이라고.”

제14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이 펼쳐진 16일 오전 9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 구수한 입담을 늘어놓던 개그맨 강성범씨가 출발선을 박차고 나가기만 기다리는 참가자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했다. 곧 이어 참가자들이 세는 카운트가 상암벌을 뒤덮었고, ‘와~’하는 함성과 함께 거대한 ‘사람 물결’이 출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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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여명 봄을 달렸다
1만여명 봄을 달렸다 제14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가 열린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참가자들이 출발 신호와 함께 힘차게 달려 나가고 있다. 하프(20㎞), 10㎞, 5㎞ 코스에 각각 도전한 1만여명의 시민은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날씨 속에 달리는 즐거움을 온몸으로 느꼈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도 함께 뛰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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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에서 한 외국인 참가자가 살수차에서 쏟아지는 물을 맞으며 완주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지난 16일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에서 한 외국인 참가자가 살수차에서 쏟아지는 물을 맞으며 완주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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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참가자들이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뛰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가족 참가자들이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뛰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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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5㎞ 코스 결승점을 통과하면서 힘든 표정을 짓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5㎞ 코스 결승점을 통과하면서 힘든 표정을 짓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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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보안 업체 닉스테크 마라톤 동호회 회원들이 대지진 피해가 발생한 네팔 어린이들을 위한 기부 팔찌를 내보이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정보보안 업체 닉스테크 마라톤 동호회 회원들이 대지진 피해가 발생한 네팔 어린이들을 위한 기부 팔찌를 내보이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하프와 10㎞, 5㎞에 도전한 1만여명의 참가자들은 질서정연하게 출발선을 빠져나갔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 속에서 따사로운 봄 내음을 물씬 들이마셨다. 아빠의 손을 잡고 뛰는 어린이, 벌써 땀이 나기 시작한 듯 웃통을 벗어부친 사나이, 운동으로 다져져 건강미를 숨길 수 없는 여성, 하얀 서리가 머리에 내렸지만 마음은 20대 청년에 뒤지지 않는 80대…. 모두 힘차게 한발 한발 내딛으며 결승선을 향했다. 예년보다 더운 날씨에 생수통을 머리에 끼얹으면서도 경쾌한 발걸음을 계속했다.

2주 일정으로 여행을 하고 있다는 브램 프루임(61·네덜란드)은 “한국에 오기 전 인터넷으로 마라톤 개최 소식을 알았다. 좋은 추억을 하나 더 만들기 위해 참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매주 세 차례 이상 훈련한다는 그는 “마라톤이야말로 건강을 유지하는 최고의 운동”이라며 아내와 함께 출발선으로 향했다.

정보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닉스테크는 최근 대지진 피해를 입은 네팔 국민을 돕기 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수익금 일부를 네팔 어린이들에게 지원하는 기부 팔찌를 참가자 107명 전원이 착용한 것. 박동훈(54) 닉스테크 대표는 “마라톤은 인내심과 끈기로 고난을 극복하는 좋은 운동”이라면서 “1999년부터 각종 마라톤 대회에 단체로 참가해 왔는데 올해는 소중한 의미를 담은 기부 팔찌를 차고 참여하며 직원들의 단합까지 확인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아빠와 함께 참가한 이철우(11)군은 웬만한 성인도 힘들어하는 10㎞ 코스를 선택했다. 2년 전 이미 10㎞를 뛰어봐 자신 있다며 취미가 암벽 타기와 축구라고 소개했다. 이군은 “마라톤에 나간다니 친구들이 부러워했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법무부 남부구치소 교정공무원 한기조(49)씨는 “나와의 싸움을 이겨내고 결승선을 들어올 때의 기쁨은 마라토너만이 알 수 있다. 다이어트 효과도 좋아 또래들이 흔히 듣는 ‘배 나왔다’ 소리를 여태컷 한번도 듣지 않았다”며 마라톤 예찬론을 펼쳤다.

2004년 대회부터 해마다 참가한 경찰청마라톤동호회 김근배(49)씨는 “서울신문 마라톤의 하프코스는 한강을 보면서 뛸 수 있고 10㎞코스는 하늘공원과 공원 산책길을 일주할 수 있어서 좋다. 매년 크고 작은 대회에서 풀코스도 완주하고 있으며 특히 서울신문 대회에는 절대로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노스닷컴은 다른 참가자들에게 ‘방방콕콕(bbkk.kr)’이라고 쓰인 빨간색 풍선 1000개를 나눠줘 눈길을 끌었다. 국내 여행지와 숙소, 맛집 등의 정보를 담고 있는 ‘방방콕콕’은 이노스닷컴이 최근 개설한 사이트. 구본영(29·여)씨는 “서울신문 마라톤을 통해 직원들의 친목 도모와 체력 증진은 물론 회사 홍보까지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렸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5-05-1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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