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천막·텐트 필요하지만 빨리 가택 재건 도와야”
대한적십자사 긴급구호대를 이끌고 네팔에서 구호활동 중인 산악인 엄홍길(55) 대장이 대지진으로 파괴된 현지의 가옥 재건을 위한 도움을 호소했다.엄 대장은 12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네팔의 장마인 몬순철이 예년보다 20여일 일찍 찾아왔다. 파괴된 마을에서 필사적으로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니는 네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장 비를 막을 수 있는 천막이나 텐트가 필요하다”면서도 “몬순이 끝나면 겨울이 시작되는 만큼 네팔인들이 하루빨리 가택을 복구하고 재건할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대장은 대한적십자사의 네팔지진 긴급구호대장 자격으로 지난달 29일부터 네팔에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한적십자 긴급구호대는 지진 피해자를 진료하는 한국 의료단과 함께 피해지역을 돌면서 식수와 텐트, 담요 등 구호물품을 전달 중이다.
엄 대장은 “산을 끼고 마을이 형성돼 있는 네팔의 지진 피해현장 중에는 구호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며 “특히 오지에 세워진 가옥들은 도시의 집들과는 달리 튼튼하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파괴된 경우가 적지 않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교육복지와 봉사를 위해 네팔 오지에 학교를 건설하는 사업을 벌이는 엄 대장은 지난 8일 카트만두 서쪽 컬레리 마을에 지어준 학교를 방문한 경험을 소개했다.
엄 대장은 “마을 전체가 완전히 무너진 것처럼 파괴된 상황에서 학교 건물만 유일하게 살아남았다”며 “마을 사람들이 학교에서 숙식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엄 대장은 지진의 핵심 피해지역인 고르카주 만드레 지역을 방문해 지진 발생 직전에 착공식을 한 13번째 학교 건설 현장을 살피고, 구호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엄 대장은 “네팔인들이 우리나라 적십자의 구호활동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재건사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만큼 우리나라도 네팔에 꾸준하게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엄 대장은 오는 18일 적십자 구호대 후발대와 임무를 교대하고 귀국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