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하는 이정협
4일 오후 호주 시드니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대비 최종평가전 한국 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 후반 이정협이 팀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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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항전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소속 구단에서 벤치 신세를 지다가 갑자기 대표팀에 승선했고, 훈련하는 일상조차 생소한 터라 A매치 득점포가 믿기지 않을 법도 했다.
이정협은 4일 호주 시드니의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가 끝난 뒤 득점 소감을 묻자 “운이 좋았다”며 얼굴을 붉혔다.
그는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에 측면 수비수 김창수(가시와 레이솔)의 크로스를 골문 안에 밀어넣었다.
이정협은 “주어진 출전시간이 얼마되지 않아 최대한 집중하려고 했는데 운 좋게 골까지 넣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열심히 뛰기는 했다”며 “골을 넣기는 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더 많다”고 자신을 낮췄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가 보낸 신뢰에 이정협이 화답하자 다소 흐뭇한 표정이었다.
그는 “우리가 1-0으로 앞서며 공격적으로 밀고 나가는 시점에 이정협을 투입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에 부응하면서 대표팀에서 입지를 적지 않게 넓힌 것으로 관측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과 같은 선수를 선발하는 것 자체가 변화이고 이는 감독이 책임져야 하는 도전이라고까지 얘기한 적이 있었다.
이정협은 이런 관측에 현실적이고 겸손한 자세를 유지했다.
그는 “사실 나는 주전 공격수로 발탁된 게 아니다”며 “이동국, 김신욱 형이 다치는 바람에 기회를 잡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기회를 살려 앞으로 형들이 대표팀에 복귀했을 때 주전경쟁까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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