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권속출에 부정선수까지…총체적 부실 동계체전

기권속출에 부정선수까지…총체적 부실 동계체전

입력 2014-03-02 00:00
수정 2014-03-0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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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권위의 겨울스포츠 종합대회인 동계 전국체육대회가 대회 운영에 총체적 부실을 드러내며 ‘동네체전’이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듣는 처지가 됐다.

올해는 특히 4년마다 개최되는 동계올림픽과 맞물린 일정 탓에 일부 스타급 선수의 기권이 잇따른 데다 일부 종목에서 선수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부정출전했다가 발각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일어나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올해 동계체전은 지난달 26일부터 나흘간 선수 2천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강원도 평창, 서울, 충남 아산, 경북 의성 등에서 종목별 경기를 치렀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 본단이 지난달 25일 귀국한 뒤 하루 만에 동계체전이 시작됐다.

이 때문에 소치올림픽에 출전했던 국가대표 선수들이 동계체전에서 제 기량을 보여주기 어려웠다.

소치올림픽에서 선전한 국가대표가 주축인 여자컬링 경기도청은 지난달 24일 사전경기로 열린 컬링 여자 일반부 결승에서 전북도청에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들은 이틀 전 소치에서 귀국한 뒤 이어진 강행군을 이겨내지 못했다.

소치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서울시청)와 남자 단거리 간판스타 모태범(대한항공)은 지난달 26일 열린 500m 경기에 컨디션 난조 등을 이유로 출전을 포기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선수들을 강압적으로 출전시키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상화는 이틀 뒤 열린 1,000m에서는 우승했다. 그동안 500m와 달리 1,000m에는 많이 뛰지 않았던 이상화로서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위해 기록이 필요했기 때문에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도 트랙을 다시 달려야 했다.

빠듯한 일정 탓에 스타급 선수들의 활약이 이어지지 못해 동계체전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가운데 이번에는 부정 선수 적발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알파인스키 종목에 선수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각각 경북, 광주, 전북 대표로 출전한 사실이 드러나 대한스키협회와 대한체육회 등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경북 대표로 대회전 종목에 출전했다가 발각된 일반인은 훈련비 미지급 문제로 경북스키협회와 갈등을 빚어 이번 대회에는 참가하지 않은 강성윤의 이름으로 경기를 뛴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알파인스키 남자 대회전, 회전 종목에 출전한 광주, 전북 대표 중에서도 부정 선수가 적발됐다.

체육회 관계자조차 “과거에는 선수들끼리 대신 경기를 뛰어주다 적발된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일반인이 체전에 위장 출전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며 난감해하고 있다.

체육회는 일단 체전에 선수가 출전하지 않으면 소속팀과 협회에 지원금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이런 일이 생겼을 것으로 보고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체육회 또한 출전선수 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등 허술한 대회 운영에 대한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동계체전에서도 출발하기 전에 따로 선수를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올림픽이 열리는 해 치러지는 전국체전, 특히 동계체전은 국가대표 선수들을 배려하지 못한 대회 개최 시기 등이 도마 위에 오르곤 했다. 하지만 겨울이 짧고 경기 시설이 부족한 국내 현실 탓에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물론 동계체전은 한국이 올림픽에서 ‘톱10’ 진입을 목표로 세울 수 있게 해준 겨울스포츠 발전의 디딤돌이다.

소치올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는 71명이지만 동계체전 참가 신청 선수는 2천500여명이나 된다.

또 썰매나 스키점프 등 저변이 부족한 일부 종목들은 동계체전 정식 종목 채택만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동계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한체육회도 대회 관리나 홍보에는 그만큼의 힘을 쏟지 못해 왔다.

정부까지 발벗고 나서서 ‘체육계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주력하는 상황에서 이번 동계체전에 나타난 총체적 부실로 체육계는 다시 큰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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