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한국시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아메리카컵 8차 대회에서 여자부 사상 첫 동메달을 목에 건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의 김선옥(왼쪽), 신미화가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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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김선옥(서울연맹)과 브레이크맨 신미화(삼육대)로 이뤄진 여자 2인승 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아메리카컵 8차 대회에서 2분00초96의 기록으로 브라질 팀(1분57초58)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국 여자 봅슬레이가 국제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자 봅슬레이는 썰매 종목의 불모지인 한국에서도 뿌리를 내리지 못한 종목이다.
2009년 잠시 대표팀을 운영한 바 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한 탓에 흐지부지됐다가 2011년 12월에야 대표팀이 재건됐다.
현재 대표팀 파일럿을 맡은 김선옥은 원래 육상 단거리 선수로 뛰다가 대표팀 재건 당시에 봅슬레이의 길로 나선 선수다.
대표팀 재건 이후에도 한동안 성과를 내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꾸준히 지원한 끝에 올 시즌 빛을 봤다.
김선옥·신미화는 10일 아메리카컵 7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 여자 봅슬레이 사상 처음으로 시상대에 섰다.
이어 하루 만에 성적을 한 단계 끌어올려 다시 한 번 새 역사를 썼다.
한국은 또 아메리카컵 합계 포인트 516점으로 시즌 종합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이틀 연속으로 메달을 따내면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권도 사실상 손에 넣었다.
김선옥·신미화는 이날 경기 전까지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랭킹 포인트에서 33위(332점)에 올라 아시아 쿼터를 놓고 다투는 일본 팀(37위·256점)에 앞서 있었다.
오시기리 마리아에게 조종간을 맡긴 일본은 지난 시즌까지 늘 한국에 앞섰으나 올 시즌 전세가 역전됐다.
사실상 한국과의 격차를 뒤집을 수 없다고 판단한 일본은 이번 대회에 아예 선수를 내보내지 않았다.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사실상 아시아에서의 출전권은 한국의 차지가 됐다.
FIBT는 소치올림픽의 국가별 출전권을 이달 20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지만 한국과 일본의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은 없다.
대표팀 이용 감독은 “김선옥이 평소 약한 스타트 탓에 심리적인 압박을 받아 드라이빙에 집중하지 못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그 부담을 털고 드라이빙에만 집중하라고 주문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그 덕에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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