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가 밝힌 세계수영 ‘보증서 위조 사건’ 내막은

문체부가 밝힌 세계수영 ‘보증서 위조 사건’ 내막은

입력 2013-07-22 00:00
수정 2013-07-2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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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체육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 ‘정부 보증서 위조 사건’은 공식 유치 신청의 중간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2일 서울 문체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실제 보증서와 위조된 보증서를 공개하고 이를 발견한 과정을 설명했다.

광주시가 대한체육회(KOC)와 문체부, 기획재정부의 심의와 타당성 검토를 거쳐 지난해 10월 정부의 승인을 받은 광주시는 유치위를 꾸려 국제수영연맹(FINA)에 여러 차례 유치 계획을 밝히는 절차를 거쳤다.

정부의 승인이 떨어지자마자 작년 10월 19일 FINA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해 유치 경쟁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통보했고, 올해 4월 2일에는 공식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

FINA는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광주시에서 실사를 진행했고 7월 1일 유치위에서 최종 유치신청서(협약서)를 FINA에 냈다.

광주시가 대회 개최지로 결정된 것은 7월 19일이다.

이 중 문제가 된 ‘위조 보증서’는 4월 2일 FINA에 제출한 공식 유치신청서에 첨부됐다.

하지만 문체부는 이에 앞선 2월 말 국무총리와 문체부장관 명의의 정부 보증서를 유치위에 발급했다.

유치신청서 접수 기한인 4월 4일을 앞두고 없는 보증서를 만들어 가짜 서명을 만든 것이 아니라, 실제 보증서가 있음에도 아예 새로 만들어낸 것이다.

실제로 이날 문체부가 공개한 실제 보증서와 위조 보증서를 비교해 보면 형식부터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온다.

내용을 보면 원본 보증서에는 대회 유치시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조하겠다는 내용만 한 문장으로 적어 놓은 반면 위조 보증서에는 여러 문장으로 유치를 기원하는 뜻을 설명해 놓았다.

각종 수사를 제외하고 내용만 보면, 국무총리 명의의 보증서에서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비슷한 투자를 통해 광주를 ‘수영 도시’로 만들겠다는 문구를 삽입한 것이 핵심이다.

당시 대구에 1억 달러를 투자한 것을 언급하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유산이 한국과 아시아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같은 일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것이다.

문체부는 위조 사실을 신청서 제출 이후인 4월 말 FINA 실사단과 총리의 면담 일정을 협의하던 중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자체 조사에 나선 문체부는 서류를 위조한 것이 사실이며, 광주시 6급 담당 직원의 단독 행위라는 진술을 받아냈다.

담당 직원은 “유치 작업을 돕는 컨설팅회사에서 이렇게 하는게 유리하다고 조언해 이를 받아들여서 위조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애초 곧장 유치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으나 그동안의 과정 등을 고려해 계속 진행하되 유치 여부가 결정된 이후 후속 절차를 진행하기로 광주시와 협의했다는 것이 문체부의 설명이다.

후속 절차는 관련자 수사를 의미하고, 유치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의 책임을 물어 유치하더라도 재정 지원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유치위가 7월 1일 FINA에 제출한 최종 유치신청서에는 위조되지 않은 실제 정부 보증서가 첨부됐다.

문체부는 이날 오전 광주지검에 공식적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보증서가 위조됐고, 어떤 인물들이 관련됐는지는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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