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계수영대회 예산지원 철회 ‘약속위반’ 논란

정부, 세계수영대회 예산지원 철회 ‘약속위반’ 논란

입력 2013-07-22 00:00
수정 2013-07-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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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FINA, ‘위조사실’ 알고도 유치 결정…국제사회 약속 위반”

정부가 광주시가 유치한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예산 지원 방침을 철회하겠다고 공식 발표해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노태강 체육국장은 22일 서울 문체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광주시가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과정에서 정부 보증서를 위조한 사실을 공개하고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재정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유치 승인 당시의 대회 재정계획을 보면 정부에서 대회에 지원할 액수는 총 635억원 중 55억원이다.

이와 관련, 노 국장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브랜드 가치가 높은 만큼 광주에서 마케팅을 열심히 하면 55억 수준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공문서 위조’ 페널티로 애초 약속한 55억원 지원 약속을 철회하겠다며 광주가 대회를 자체적으로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밝힌 이상 재원 문제뿐 아니라 체육계 지원 및 대기업 스폰서 유치 등에도 불똥이 튀어 대회 준비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정부가 공문서 위조 사실이 발각된 후에도 국제수영연맹에 재정 지원을 약속한 마당에 대회유치가 확정되자마자 예산 지원 방침 철회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비판적 시각도 있다.

광주시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재정 지원은 국제스포츠계와 약속”이라며 “잘못된 정부 보증서를 바로잡아 FINA에 제출했는데도 ‘공문서 위조’라는 꼬투리를 잡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은 광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없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강운태 시장은 “코넬 마르쿠레스쿠 국제수영연맹 사무총장이 지난 19일 대회 유치 확정 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홍원 국무총리가 지원을 다짐했다. (공문서 위조가) 문제 될 게 없다. 합법 공정하게 심사해 확정했다’고 말했다”며 “정부의 예산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체부는 공문서 위조 사실이 발각될 당시(4월) 예산 지원 불가 방침을 대회 유치위원회에 통보했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노태강 국장은 “위조된 보증서를 발견한 직후 유치 철회를 요청했으나 유치 과정에서 열성을 다해 온 광주 시민과 체육인들을 고려, 광주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유치 여부가 결정 나는 7월 19일 이후 후속 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위조된 보증서를 발견한 직후 예산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유치위원회 공식 통보했다”고 말했다.

노 국장은 이어 정홍원 국무총리도 국제수영연맹 실사단을 면담할 때 동석한 광주시장 비서관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운태 시장은 “공식 통보는 문서로 해야 하는데 노 국장의 말은 어폐가 있다”며 “국무총리가 옆자리에 있는 시장을 놔두고 비서관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말했다는 것도 사리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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