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탁구선수권] 만리장성 넘은 ‘핑퐁남매’ 일본은 쉬웠다

[아시아탁구선수권] 만리장성 넘은 ‘핑퐁남매’ 일본은 쉬웠다

입력 2013-07-06 00:00
수정 2013-07-0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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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복식 이상수·박영숙 아시아탁구선수권 금메달

이상수(23·삼성생명)와 박영숙(25·한국마사회). 둘은 지난 5월 세계탁구선수권 결승에서 귀중한 은메달을 따냈다. 북한에 져 분루를 삼켰지만 이미 둘에 대한 평가는 당시 은메달로 이미 끝났다. ‘유남규(남자대표팀 감독)-현정화(한국마사회 감독)’로 대표되는 강력한 조합이 살아났다고 했다. 평가는 들어맞았다. 결국 둘은 아시아무대에서 기어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혼합복식에 나선 이상수(왼쪽)-박영숙이 5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이겨 금메달이 확정되자 유남규 탁구대표팀 감독과 얼싸안고 웃고 있다. 부산 뉴스1
혼합복식에 나선 이상수(왼쪽)-박영숙이 5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이겨 금메달이 확정되자 유남규 탁구대표팀 감독과 얼싸안고 웃고 있다.
부산 뉴스1
‘극강의 핑퐁남매’ 이상수(세계 62위)-박영숙(78위) 조가 5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아탁구선수권 혼합복식 결승에서 일본의 니와 고키(세계 19위)-히라노 사야카(32위) 조에 4-0(11-8 11-9 11-4 11-9) 완승을 거두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대회 혼합복식 우승은 3개 대회, 6년 만이다.

둘은 앞서 열린 4강전에서 중국의 얀안(세계12위)-주율링(5위) 조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4-3 (11-5 7-11 11-7 11-13 11-8 10-12 11-7)의 스코어가 보여주듯 사실상의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던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세계 랭킹에서 월등히 앞선 중국 조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그러나 이미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왕리친-라오징웬 조를 상대로 승리를 맛봤던 이-박 조는 호기 있게 또 한 번 만리장성에 균열을 내며 우승의 자신감을 충전했다.

이어진 일본과의 결승전은 싱거웠다. 파리세계선수권 당시 완벽한 호흡을 보이다 정작 결승전에서는 지나친 긴장 탓에 초반 페이스가 흔들렸던 이-박 조는 작심한 듯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였다. 일본은 ‘10대 천재’ 니와의 패기와 노련한 히라노의 근성을 앞세웠지만 ‘닥공(닥치고 공격) 남매’의 파괴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3세트까지 걸린 시간은 단 23분. 일방적인 리드를 유지하던 둘은 4세트 들어 잠시 주춤했다. 이상수의 서브 리턴이 번번이 막히는 바람에 4-7까지 몰리다 극적으로 1점차로 뒤집은 10-9의 매치포인트. 찰나였다. 니와의 리시브를 라켓에 얹은 이상수의 스매싱이 바람을 가르는 순간 박영숙은 두 팔을 들어올리며 환호했다.

이-박 조의 혼합복식 금메달은 한국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수집한 열한 번째 금메달이자 혼합복식 네 번째 금메달이다. 1988년 대회(일본 니가타)와 1990년 대회(쿠알라룸푸르)에서 유남규-현정화 조가 2연속 우승을 일궈냈고, 2007년 중국 양저우대회 때는 오상은(KDB대우증권)-곽방방(은퇴) 조가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보탰다.

6년 만에 한국탁구 혼합복식의 전통을 되살린 박영숙은 “목표였던 우승을 이뤄내 너무너무 기쁘다. 긴장을 많이 해서 실수가 많았는데 상수가 잘 받쳐줬다”고 말했다. 이상수는 “세계대회 은메달 이후 기대치가 높아져서 연습 때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지만 끊임없는 연습으로 극복해 냈다. 가장 큰 수확은 메달보다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부산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2013-07-0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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