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김기태 감독 중징계
‘고의 패배’를 감행한 김기태(43) LG 감독이 결국 징계를 받았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1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지난 12일 잠실 LG-SK전에서 승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소임을 저버린 김기태 감독에게 규약 제168조를 적용, 벌금 500만원에 엄중 경고 조치했다. LG 구단에 대해서도 엄중 경고했다. 벌금 500만원은 50만원 안팎의 일반적인 벌금을 감안할 때 중징계에 해당한다.
KBO는 “김 감독은 9회 말 경기 중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스포츠 정신을 훼손시켰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 줬다.”면서 “앞으로 이처럼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일이 재발할 경우 더욱 강력히 제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더 강력한 제재라면 자격 정지 등이 포함된다.
야구 규약 168조는 야구 발전을 저해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명문상 정한 것이 없더라도 이를 제재하거나 강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감독은 12일 0-3으로 뒤진 9회 말 2사 2루에서 SK가 마무리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리자 주포 박용택을 빼고 한 번도 1군 경기에 나선 적이 없는 신인 투수 신동훈을 대타로 투입했다. 조계현 수석코치의 만류를 뿌리치고 대기 타석의 정의윤까지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여 김 감독은 사실상 경기를 포기했다. 투수 대타 기용에 논란이 일자 김 감독은 SK의 불펜 운용에 불만을 토로하며 LG 선수들에게 ‘오기’를 심어 주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야구인들과 팬들은 “감독으로서 소신 있는 행동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말의 역전 희망을 부풀리던 홈 관중들을 무시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2012-09-15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