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오른쪽 다리 절단 수술 “고통은 내 파트너” 2년만에 재기
올림픽 육상 원반던지기 스타가 이번엔 한쪽 다리만으로 패럴림픽 무대에 데뷔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여자 원반던지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일케 빌루다(43·독일). 그녀는 지난 4일(현지시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런던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육상 여자 원반던지기 T57-58 경기에 오른쪽 무릎 아래가 텅 빈 거구를 드러냈다.빌루다는 1990년대 이 종목을 지배해 세계적인 역사(力士)로 꼽혔던 선수. 주니어 시절 11차례나 세계기록을 작성했고 1989년부터 1991년까지 무려 41연승을 거두며 정상에 군림했다.
그러나 2010년 12월 시련이 찾아왔다. 오른쪽 무릎 부근을 다친 빌루다는 상처가 감염되는 바람에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선수 시절 숱한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고통은 나의 적이 아니라 파트너”라며 꿋꿋했던 그녀는 이번에도 한쪽 다리만으로 패럴림픽에서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게 됐다. 하지만 빌루다는 16년 전 금메달을 따내면서 기록한 69m66에 한참 못 미치는 29m57로 9위에 머무르고 말았다. 초라한 성적이었지만 장애인 선수로서는 개인 최고기록이었다.
그녀의 현재 직업은 마취과 의사. 절단 수술을 받은 병원에서 자신이 겪었던 것과 같은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일하는 틈틈이 일주일에 5시간씩 훈련한 끝에 선수로 재기한 데 대해 만족한다고 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2012-09-07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