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의 고민’ 와일드카드 어떻게 활용할까

‘홍명보의 고민’ 와일드카드 어떻게 활용할까

입력 2012-03-05 00:00
수정 2012-03-0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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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실패 경험으로 신중..개별 컨디션·조직력 등 종합 검토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런던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으나 선수 선발을 둘러싼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올림픽 축구에서는 23세가 넘는 선수들의 출전을 3명까지 허용하는 와일드카드 제도가 있다.

성인 대표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는 선수를 불러 취약 포지션에 배치하면 전력을 바로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

그러나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역대 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를 활용해 재미를 본 적이 거의 없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5일 기자회견에서 “와일드카드의 명암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한국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홍명보 현 감독이 중앙 수비수로 나설 계획이었으나 대회 직전에 다치는 바람에 수비라인 전체가 흔들리고 말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는 와일드카드로 낙점된 박지성과 송종국이 소속 클럽의 반대로 합류하지 못해 선수 운용에 차질이 빚어졌다.

결국 김남일과 유상철이 대체요원으로 선발됐지만 김남일이 현지 훈련에서 발을 심하게 다쳐 와일드카드 효과를 거의 보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이전 두 차례 상황을 고려해 와일드카드를 2장만 사용하고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삼았다.

패기와 의욕에서 남다른 전열이 구성됐으나 그라운드에서 선수를 이끌 베테랑이 없어 역효과가 만만치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런던 올림픽을 앞둔 홍명보 감독은 과거 세 차례 올림픽에서 경험한 와일드카드 활용 실패를 거울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홍 감독은 “우리가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듯이 과거 올림픽에서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이 무엇인지부터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경기력 하나만이 와일드카드를 선발하는 잣대가 돼서는 안 된다는 방침을 밝혔다.

홍 감독은 “약한 포지션에 좋은 선수를 투입하면 전략적으로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각 포지션을 가장 좋은 선수로 넣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붙박이 주전이 될 와일드카드를 성급하게 미리 낙점하는 것도 과거의 부상 사례를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 감독은 “미리 선수를 정해두지 않겠다”며 ‘A-B-C 플랜’을 세우고 바로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올림픽 대표팀의 취약점은 ‘해결사 부재’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그런 배경에서 성인 대표팀에서 부동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는 박주영(아스널)이나 부상에서 회복해 복귀하는 측면 공격수 이청용(볼턴) 등이 와일드카드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홍 감독은 이들 선수가 올림픽이 열릴 때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와 전체 조직력에 미칠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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